“시는 나의 생명” 수안보 시조시인 ‘호텔리어’ 김락기씨
“시는 나의 생명” 수안보 시조시인 ‘호텔리어’ 김락기씨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5.12.03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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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생서 공기업 거쳐 호텔 경영자 변신했어도 문학 열정은 그대로
 

“땅속에서 끓다 못해 터져버린 생명수여 / 색깔도 맛도 없고 내음조차 없을 만큼 / 한사코 익어설랑은 다 주고야 마는가”

충북 충주 수안보상록호텔 김락기 대표(62·사진)의 시조 ‘수안보 속말’의 일부다.

온천 휴양지 수안보의 경관과 서정을 담은 이 작품은 오는 5일 서울 압구정동 현대백화점에서 열리는 제2회 임긍수 가곡음악회 개막곡으로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김 대표는 2003년 등단한 시조시인으로 현재 ㈔한국시조문학진흥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어려서부터 문학을 좋아했던 그는 고등학교 시절 대구 지역 고교생 문학 동아리를 조직해 활동했다.

당시 친구들과 함께 무작정 고 서정주 시인을 찾아가 문학회 이름을 지어달라고 부탁해 그의 당호를 딴 ‘봉산 문학회’란 이름을 얻어냈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사법고시 공부를 하면서도 작품을 향한 열정은 식을 줄 몰랐다.

진로를 바꿔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 들어간 그는 2003년 뒤늦게 등단하면서 가슴에 품어왔던 작품들을 세상에 공개했다.

시조집과 자유시집을 2권씩 펴냈다. 지금까지 쓴 작품은 미발표작을 합쳐 500여 편에 달한다.

세계문학상 시조 대상(2008)과 시조문학 창간 50주년 기념 작품상(2010), 문학세계문학상 시 대상(2012) 등 숱한 문학상을 수상했다.

2013년 수안보 상록호텔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수안보 속말’과 ‘미륵 대원지 여래입상’ 등 수안보를 소재로 한 작품을 주로 써 왔다.

‘수안보 속말’은 호텔 로비에 전시된 작품을 우연히 본 작곡가 임긍수씨의 제안으로 시조에서 가곡으로 거듭나 이번 서울 공연까지 이어지게 됐다.

그는 수안보 온천제에 맞춰 호텔에서 전국의 시조시인이 모이는 한마당 잔치인 시조문예축전도 열고 있다.

김 대표는 시와 시조뿐 아니라 대한민국 미술대전 문인화 부문에 입상할 정도로 그림에도 소질이 있다.

그는 “시를 쓰다 보면 세상살이의 상처가 치유되고 힘들고 괴로운 걸 모두 잊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을 얻는다”며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시와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