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콜로라도병원서 50대 백인남성이 무차별 총격
美 콜로라도병원서 50대 백인남성이 무차별 총격
  • 신혜영 기자
  • 승인 2015.11.2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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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옹호단체 운영 병원서 총격으로 3명 사망·9명 부상
5시간 교전 끝 용의자 생포…동기 규명에 수사력 집중
 

'블랙 프라이데이'인 지난 27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콜로라도 주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낙태 옹호단체 '플랜드 페어런트후드'(Planned Parenthood·가족계획연맹) 병원에서 총격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총격으로 경찰관 1명과 병원 내에 있던 환자·민간인 2명 등 3명이 사망했고 9명이 부상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총격으로 숨진 사람은 진료소 내에 있던 민간인 2명과 경찰관 개럿 스웨이지(44) 등 3명이며, 부상자는 경찰관 5명과 민간인 4명 등 9명이다.

 
경찰 당국은 진료소에서 총격 연쇄살인을 벌인 용의자의 이름이 로버트 루이스 디어(57)라고 현지 경찰이 28일(이하 현지시간) 트위터로 밝혔다.

경찰은 디어의 이름, 나이, 사진 외의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사진으로 보면 디어는 백인 남성으로 추정된다. 그는 보석 불허 조건으로 구금돼 있으며 30일 법정에 출두할 예정이다.

디어는 전날 오전 소총을 들고 진료소에 난입해 총격을 벌였으며, 오전 11시 38분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과 건물 내에서 5시간가량 총격을 주고받으며 대치하다가 오후 4시 52분께 경찰에 투항했다.

콜로라도 스프링스 경찰국 캐서린 버클리 경사는 "총격 용의자가 소유한 총기는 라이플총으로 알려졌다"면서 "그는 병원에 들어서자마자 20발 이상의 총격을 가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고 설명했다.

커크 윌슨 콜로라도 스프링스 경찰국장은 "총격 용의자는 어떤 요구도 하지 않았고, 대치 중이던 경찰관들에게도 말 한마디 건네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용의자의 범행 동기에 대해 아직 아무런 언급을 하고 있지 않으며, 동기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사건 발생 병원을 운영하는 '플랜드 페어런트후드'는 미국 전역에 700곳의 의료센터를 운영하며 의료 서비스와 남녀 성교육 등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산하 병원에서는 낙태 시술도 제공하고 있어 과거에도 낙태 반대론자들의 공격 표적이 돼 왔다.

이 진료소가 있는 콜로라도스프링스는 미국 언론에서 '복음주의자들'로 통칭되는 개신교 근본주의자들과 낙태 반대 운동을 벌이는 기독교 보수 단체들의 세력이 매우 강한 곳이다.

플랜드 페어런드후드 관계자는 이날 사건 발생 후 "이번 사건의 정황과 동기를 아직 정확히 알지 못한다"며 "이번 공격이 실제로 플랜드 페어런트후드를 겨냥한 것인지도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8일 이번 사건에 대해 성명을 내고 희생자들과 그 가족에게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하면서 "갈수록 더 많은 미국인과 그들의 가족이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총격 사건 때문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데 이는 정상적인 것이 아니다. 이런 게 정상적인 것이 되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며 총기 규제 강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신아일보] 신혜영 기자 hysh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