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영삼 전 대통령 국가장 영결식에 부쳐
[사설] 김영삼 전 대통령 국가장 영결식에 부쳐
  • 신아일보
  • 승인 2015.11.25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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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 딛고, 새로운 역사의 지평을 열자
대통합·대화합·대탕평의 길로 나가야

김영삼 전 대통령의 국가장 영결식이 26일 국회에서 엄수된다.

고인의 평소 검박한 면모를 존중해 엄숙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첫 국가장이지만 국민에게 부담을 주지 않은 규모로 영결식을 거행한다고 한다.

삼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를 거듭 애도한다.

김 전 대통령이 우리에게 남긴 ‘통합과 화합’의 유지를 실천하는 것이 진정한 애도를 표하는 길이라고도 생각한다. 그동안 ‘YS추모열풍’은 온 나라에서 대단했다.

왜 국민들은 고인에 대해 이처럼 그리워하며 애통해 하는가. 그가 남긴 업적이 위대하기 때문인가.

고인에 대한 국민들의 추모열기가 높은 것은 ‘민주주의 신념’으로 평생을 일관한 위대한 지도자를 우리 생애 두 번 다시 볼 수 없다는 아쉬움 때문이리라.

반독재 민주화 투쟁·군정종식·부정부패 척결·과감한 인재발탁 등 공공성의 가치를 구현한 그의 업적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상도동 주민들과 배드민턴을 치면서 보여준 소박한 이웃 할아버지와 같은 모습, 그의 천진한 미소에서 배어나오는 인간적인 향기로부터 고인에 대한 순수한 추모감정이 분출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시대 하나의 사회현상이 되고 있는 ‘YS추모열풍’이 우리에게 남긴 메시지는 세 가지다. 첫째, 민주주의의 가치가 소중함을 일깨웠다.

민주화를 모르고 자란 2030세대에게 한국 민주주의 공고화는 그저 이뤄진 것이 아니라 ‘김영삼·김대중’과 같은 민주화 지도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일깨워줬다.

절차적 민주주의는 이뤄졌지만 실질적 민주주의는 현재진행형이라는 점도 상기시켰다.

따라서 오늘 우리가 김 전 대통령을 진정으로 추모하는 길은 실질적인 민주주의를 완성시켜 그야말로 민주주의 선진국에 진입하는 것이다.

둘째, 고인이 마지막으로 남긴 ‘통합과 화합’을 실천하는 일이다. 특히 정치권이 국민통합과 동서화합을 구현하라는 메시지를 지켜야 할 것이다.

국가장 영결식 장례위원회 명단을 보면 이런 고인의 뜻이 잘 반영되어 있다. 고인의 빈소에서 여야 정치인들이 통합과 화합의 모습을 여의도 의사당에서도 재연하기 바란다.

내년 예산안 처리와 4대개혁·경제활성화법안 처리에서도 대결과 분열의 정치를 넘어 통합과 화합의 정치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

셋째, 끊임없이 인재를 영입해 큰 인물로 키웠다는 점이다.

고인은 이회창·손학규·이재오·이인제·김문수·홍준표·안상수씨 등을 발탁했다. 그 밖에도 특유의 친화력과 인간적 매력을 발휘해 많은 지도자들을 영입했었다. 내년 20대 총선이 불과 4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여야 지도부가 새로운 인재를 영입하는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 여야 지도부는 ‘빈소정치’·‘조문정치’로 고인을 팔면서 생색을 낼 것이 아니라 참신하고 젊고 유능한 인재들을 발탁해 정치문화를 바꾸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도록 해야 한다. 그게 고인이 진정으로 바라는 바가 아니겠는가.

김 전 대통령은 영결식 이후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 영면한다. ‘통합·화합의 영결식’으로 국민들의 가슴을 적신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빈다.

고인의 서거이후 우리 사회는 달라져야 한다. ‘양김’과 같은 위대한 지도자를 모두 보낸 슬픔을 딛고, 새로운 역사의 지평을 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인재를 발굴해야 할 것이다.

청년실업으로 좌절하고 있는 2030세대에게 활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문제해결형 리더십’이 필요하다.

지역·계층·학력의 벽을 무너뜨리고 대통합·대화합·대탕평의 길로 나가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진입시킬 새로운 리더십을 키우는 것이 고인을 진심으로 추모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