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규의 문화시평] 도우미가 없어져야 노래방이 산다(?)
[강재규의 문화시평] 도우미가 없어져야 노래방이 산다(?)
  • 신아일보
  • 승인 2015.11.24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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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규 칼럼리스트

 

우리 사회 어둡고 부끄러운 자화상
건전 노래방 문화로 변신 모색해야
문화가요지도사 제도 설립 기대 커

우리 대중문화의 중심에 자리한 '노래방'은 무수한 예찬 못지않게, 많은 비난을 받는 대상이 된지 오래다.

어디 한 두번 노래방 다녀오지 않은 국민이 없을 정도이지만, 1990년대 중반, 처음 등장했던 때와 비교하면 실로 노래방 모습과 그 문화는 많이도 변했다.

노래방의 변천사를 보지 않더라도, 단연코 한국인의 놀이문화의 으뜸에 있을 만큼 현행 노래방은 특히 한국인의 음주가무적 특성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부끄럽지만, 과거 노래방은 온갖 문젯거리를 양산해냈고, 못된 어른들의 전유물처럼 느껴지던 때도 있었다.

방음이 잘 된 방에서 가사가 화면에 나타나는 음악 반주기에 맞춰 노래를 부르도록 장치해둔 곳이 노래방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노래방은 초기의 좋지 않은 면들을 보이며 청소년들의 문제발상지라는 오명을 씻고, 신세대와 구세대 그리고 직장인과 주부, 학생들의 놀이공간이라는 개념으로 발전해온 것이 사실이다.

최근 UCC의 붐을 타고 신세대들에게 각광 받고 있는 노래방으로 탈바꿈해가는 모습은 고무적이랄 수 있다. 바로 음원 서비스인데, 자세히 설명하자면, 노래방에서 부른 노래를 엠피쓰리 파일로 웹상에 저장시켜주는 서비스다.

금영노래방의 예로 들자면, 최근 필통이라는 사이트를 새롭게 오픈하면서 청소년들 사이에서 필수아이템인 싸이월드와 손잡고 싸이월드 배경음악으로 노래방에서 직접 부른 내 노래를 사용할 수 있게 음원서비스를 제공했다.

또한 음악전문사이트 멜론과 연계해 핸드폰 엠피쓰리 파일로 담을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세상의 여타 놀이 문화들이 저마다 진화 발전하듯 노래방이라고 해서 그렇지 말라는 법은 없다.

문제는 지금 우리의 노래방 문화는 절박한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는데 있음에도 이를 잘 인식조차 못하고 그저 목전의 이익만 추구하는 업계의 대응이 아닌가 싶다.

노래방을 알리는 일, 노래방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비록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지 않으면 미구에 더 큰 난관에 봉착할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 노래방 업계는 외부로부터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PC게임방의 유행에 직면하고 있는가 하면, 유사 노래방업이 또 다른 골칫거리이기도 하다.

가뜩이나 음원을 둘러싼 라이선스 비용 등은 산업계 전반의 문제로 부상하는 가운데, PC게임방등 신종 오락업종으로 인한 노래방의 영향은 한마디로 치명적이다.

주 고객인 청소년들의 시선과 관심이 노래(노래방)에서 게임(PC게임방, 댄스방, 오락실)으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노래방 업계는 경계와 관찰에 소홀하면 안된다. 또 조속한 시간내 이에 따른 강구책을 마련해야 한다.

왜 그 쪽으로 몰리나. 어떻게 하면 노래방 쪽으로 돌릴 수 있는가를 말이다. 대중문화 비평가들은 "21세기 대중문화는 PC를 통한 전자게임문화가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점도 눈여겨 봐야 한다.

PC의 보급과 점점 개인주의화되는 현 시점에서도 그런 현상이 두드러지지만 향후 여가활동은 개인위주로

전개되기 쉽다. 40대 이상의 계층은 시간이 날때면 대부분 어울려 즐기려는 집단화 경향이 뚜렷하다. 소위 컴퓨터 세대라고 불리는 30대 초반 이전의 세대들은 혼자 있어도 무료함을 못 느끼기 때문이다.

이같은 시대 조류적 흐름은 차치하고라도, 언제가부터 노래방에 내재적으로 '암약'해왔던 이른바 '도우미'제도는 이 산업이 철저하게 풀고가야 할 부분이다.

스스로 이 함정에서 솟구쳐 나오지 못한다면 한 산업의 몰락은 순식간이라 할 정도로 비관적일 수 있다.

노래방 업계의 자정노력만을 강조할 수는 없는 노릇임은 물론이다. 어떤 불법적 행태에는 마치 시장원리의 기본 원칙인 '수요-공급의 법칙'처럼, 서로의 필요에 의해서 싹트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도덕성이 결여돼 있거나 불법영업을 자행한다면 당국이나 일반 건전한 국민들이 노래방을 바르게 평가할 리는 만무하다.

입에도 올리기 싫은 각종 퇴폐를 일삼으며 법개정을 외친다면 한 손으로 탑을 쌓으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무너뜨리는 어리석은 짓일 뿐이란 지적이 그것이다.

다수의 선량한 사업자의 피해를 무시하고라도 나 하나만 벌면 된다는 생각은 그 또한 머지않아 쇠퇴의 길을 자초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선결돼야 할 부분이 바로 '도우미'제도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40~50대가 아직도 노래방에 간다면 그 사람은 정신나간 사람이거나 물정모르는 사람 취급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것은 노래방 문화가 예전같지 않다는 의미이고, 다른 한 편으로는 '갈만큼 갔지 않았느냐'는 식이다.

때문에, 많은 직장인들은 어떤 이유에서건 회사 회식후일지라도 노래방 가는 것을 거의 무조건 반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것이 설사 친목을 목적으로 하든 송별의 아쉬움을 달래는 자리든 피하는 식이다. 스트레스 해소의 방편이라면 다른 방법을 찾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는 것이다.

이쯤되면 노래방으로 인한 '트라우마' 한 두개 정도 안가진 사람이 없을 정도다. 노래방을 즐기는 사람의 강요에 이끌리어 어쩔 수 없이 동참했다가 몸버리고 돈 버리는 상처 한두번 안 받아본 사람도 없을 터 아닌가.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다른데 있다. 노래방, 가라오케, 노래연습장, 노래주점 등등 비슷하면서도 다른 이름, 이름반 비슷한 것이 아니라 건전한 여가 즐기기와 퇴페적인 놀이 사이만큼이나 각종 법이나 규제도 많은 현실 속에 반드시 등장하는 노래방 도우미가 바로 그것이다.

노래방 도우미는 노래를 같이 불러주고, 분위기를 띄워주는 역할이 애초의 역할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우리 사회의 어둡고 부끄러운 자화상의 한 부분으로 고스란히 드러날 뿐이다.

때론 이건 일부 잘못된 업소들에 대한 그야말로 잘못된 인식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어느새 사회 전반에 만연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데서 심각함을 안고 있는 것이다.

본래 지난 93 대전엑스포때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며 등장했던 미인 안내원들의 상징였던 '도우미'가 불순 타락의 대명사처럼 전이되는 것을 똑똑히 보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노래방 도우미가 없는 노래방 문화를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그리고 그런 노래방이 가능하리라 생각하는가? 답은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른바 '문화가요지도사' 제도가 최근 태동돼 건전 노래방문화로의 변신을 주도해가고 있는 점은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문화가요지도사 제도는 현 시대가 요구하는 다양한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발생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즉, 그동안 수많은 여성들이 직업으로 인정받지도 못하는 '도우미'라는 이름으로 활동해왔으나 열악한 환경에서 각종 문제들의 피해자로 낙인찍히는 결과만 떠안았다는 점이다.

외국인들에게는 '컬쳐 송 인스트럭쳐'란 영문 이름으로 귀에 익게 될 '문화가요지도사(CSI)' 제도는 바로 이러한 상황에 처한 여성 근로자들을 정당한 대우를 받는 정식 구성원으로 합류시켜야 한다느 시대적 요구가 적극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예상하는 바로는, 전국 4만여 노래방을 현업현장으로 하면서 새로운 놀이문화를 선도하게 될 40여만명의 문화가요지도사는 중앙에 협동조합 형태의 중앙회 조직과 광역자치단체 중심의 지부 지회조직을 갖춘 조직으로 탄생돼 발빠르게 모양새를 갖춰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래문화가요지도사는 정부에서 적극 권장하는 '시간선택제 일자리' 창출 일환으로 건전한 노래문화를 창조하기 위해 전문화된 교육을 이수하도록 해 자격증을 소지한 자를 가리킨다.

이 자격증 소지자는 각종 행사장, 이를테면 회갑 고희 각종 피로연 등에서 행사 주최자 또는 고객이 요청하면 행사를 보조 또는 가요지도 및 가요를 직접 부를 수 있기 때문에 꼭 노래방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활동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기존의 퇴페적 도우미의 전형처럼 여겨졌던 술을 마시거나 퇴폐적 행위를 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이 단체는 말한다.

철저한 교육은 물론, 스마트폰 시대에 걸맞게 전용 스마트앱에 의한 현업 알선, 휴대용 결제 단말기 지급에 의한 소득에 대한 투명한 관리와 세수증대 효과, 음지에서 일하던 기존 도우미 여성들의 여러가지 문제들과 처우를 획기적으로 개선시키는 여러 효과를 거두게 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일정교육은 필수이고, 해당 교육일에 교육을 받고 시험에 합격하면 정식으로 문화가요지도사 2급 자격증을 발급받게 되는데, 이때 휴대폰 신청서를 작성하게 되면 1~2일 후 문화가요지도사 자격증과 휴대용 결제단말기, 휴대폰을 지급받게 된다고 한다.

가령, 어떤 노래방에서 이 중앙회 CSI 콜센터 번호(1644-9559)로 전화를 걸면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문화가요지도사부터 순서대로 단말기에 신호가 가게 되고, 어플을 통해 서비스 체결이 완료되면 해당 없소로 방문출근하여 문화가요지도사로서 업무를 시작하면 되는데, 술접대 등은 물론 어떠한 불법적 행동들은 불가하도록 철저하게 교육받게 된다는 것이다.

해당 오더가 종료되면 문화지도사가 소지한 휴대용 단말기를 통해 손님으로부터 직접 결제를 받게 되고, 모든 오더 업무가 종료된다.

카드로 결제받은 금액 가운데 원천징수 3.3%를 공제한 후 CSI 정산시스템을 통해 지정된 통장으로 입금이 된다.

중앙회와 각 지사 지부의 연계망은 전국 노래방 어느 곳이든, 어느 지도사든 한 눈에 관리하게 된다.

이와 함께 종전의 경우 이른바 '보도방'이름아래 자행돼온 도우미 관리방은 문화가요지도사 매니저로 탈바꿈돼 회원 모집과 이동 등에 참여, 투명한 소득분배는 하되 불법적 행위의 알선은 철저하게 금지시키게 된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그저 탈선의 온상, 내지는 오명으로 얼룩져온 '노래방 도우미'가 사라지고 문화가요지도사가 정착되는 날, 우리의 대중문화와 문화가요산업이 건전하게 되살아나는 날이 될 것임은 확실하다.

그래서, 도우미가 없어져야 노래방이 살고 문화가요산업이 산다고 믿는다.

그건 황폐해가던 대중 문화가요산업을 교양있는 대중예술로 부활시키고, 또한 정신적으로 깨끗케 만들어가는 문화운동의 출발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차제에, 관련 업계에는 올 안에 해당 업계와 단체 등이 총 참가한 가운데 심포지엄(12월 17일,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을 갖고 문화가요지도사에 대한 사회 일반의 인식확산과 제반 문제점 보완 후 내년 본격적인 시행을 위해 분주히 뛰고 있다 하니 기대하는 바가 참으로 크다.

/강재규 칼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