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하우스 오브 카드’ 나오나
한국판 ‘하우스 오브 카드’ 나오나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5.11.1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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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춘추전국시대 ③IPTV·OTT 새로운 변수로
 

‘유료 VOD 콘텐츠 서비스 최강자’ 넷플릭스 내년 국내 진출 선언

 

지난 9월 선보인 12부작 드라마 ‘여자전쟁’은 국내 방송 환경에 또하나의 의미 있는 변화를 알렸다.

12부작 옴니버스 드라마인 ‘여자전쟁’에는 국내 최초 인터넷TV(IPTV) 오리지널 드라마라는 타이틀이 붙는다. KT올레,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케이블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 내 전용관에서 공개됐기 때문이다.

지상파나 케이블에서 방송된 뒤 VOD로 넘어간 게 아니라 처음부터 IPTV용 VOD 드라마로 제작된 것이다. 시청등급이 ‘19금’이었던 이 드라마는 제작사에 수익을 안겨줬다. 시청자는 1회당 1500원을 내고 이 콘텐츠를 이용했다.

내년 국내 시장 진출을 선언한 세계 최대 인터넷 기반 방송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의 수익 모델도 바로 이것이다.

유료 VOD 콘텐츠 서비스 넷플릭스는 아직 구체적인 진출 계획을 밝히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미 국내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그만큼 넷플릭스의 명성이 자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송은 공짜, 혹은 껌값으로 보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한 한국시장에서 유료 콘텐츠로 승부를 하려면 당연히 콘텐츠의 경쟁력이 좋아야 한다. ‘여자전쟁’의 후속타가 이어지고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로 내놓아 세계적으로 히트시킨 ‘하우스 오브 카드’와 같은 작품이 국내에서도 나온다면 국내 방송 시장은 또 한번 지각변동을 하게 될 것이다.

◇ 꿈틀대는 IPTV 콘텐츠·국내 상륙 세계적인 OTT 서비스

‘여자전쟁’의 제작사 베르디미디어의 윤영하 대표는 “‘여자전쟁’은 국내 최초인 것은 물론이고 미국의 HBO나 넷플릭스를 제외하고는 처음으로 제작된 IPTV 전용 콘텐츠일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윤 대표는 “유료 채널 서비스로 수익을 낼 수 있음을 확인했고, 해외 수출도 청신호가 켜졌다”며 “IPTV 쪽에서도 좋아해 현재 후속작인 ‘주왕’과 ‘깡생깡사’ 두 편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넷플릭스의 국내 진출을 두고 여러 전망이 나오지만 가장 주목되는 이유는 ‘유료 콘텐츠 소비’ 붐업을 할 수 있을 것이냐에 있다.

넷플릭스는 모바일, PC 등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IT기기를 이용해 콘텐츠 시청 서비스를 제공하는 OTT(Over The Top) 서비스다. 이미 CJ헬로비전의 티빙, 지상파 방송사의 N스크린 서비스 푹(pooq) 등이 있는 상황에서 넷플릭스가 가세하는 것에 대해 방송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초반에는 별 반향이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미국과 달리 유료방송의 가격이 저렴한 한국 방송 시장에서 넷플릭스는 가격 경쟁력이 없으며 한류 콘텐츠를 세계로 수출하는 한국에서 넷플릭스가 보유한 ‘미드’의 영향력은 미미할 것이라는 얘기다. 넷플릭스가 영어권에서는 성공을 거뒀지만 비영어권에서는 성적이 신통치 않았던 점, 국내에서도 이미 IPTV들이 최신 미드를 서비스하고 있다는 점 등이 공통적인 이유로 꼽혔다.

하지만 최근 통신업계 1위인 SK텔레콤이 케이블TV 업계 1위인 CJ헬로비전을 인수해 인터넷TV(IPTV)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하기로 하는 등 방송 시장이 또한번 요동을 치는 상황에서 글로벌 기업 넷플릭스의 진출이 국내 콘텐츠 유통 구조의 변화를 앞당길 가능성은 제기됐다.

 

◇ 넷플릭스 타고 세계로…한류의 새로운 발판되나

넷플릭스가 국내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플랫폼 사업자는 물론이고 콘텐츠를 쥔 방송사, 제작사와의 제휴가 관건으로 보인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 관계자들은 모두 넷플릭스 측과 접촉을 했다고 확인했다. 넷플릭스는 자사의 글로벌망을 타고 한류 콘텐츠의 영향력을 확대하라고 제안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방송사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MBC 유통전략부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옛날 프로그램들을 달라고 해 두 차례 접촉을 했는데, 값을 제대로 쳐주는 것도 아니고 방송사로서는 그다지 매력적인 제안이 아니다”며 “솔직히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를 서비스하지 않으면 볼 사람이 별로 없다. 그들로서는 한국 콘텐츠 확보가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SBS홀딩스 플랫폼기획팀 관계자는 “넷플릭스에 프로그램을 내주는 순간 우리는 자체 해외 시장을 잃게 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제작사들은 반색하고 있다. 새로운 유통 경로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것도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는 넷플릭스는 현재 세계 60여개국 6700만 가구에 달하는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한류의 새로운 발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삼화프로덕션의 안제현 사장은 “넷플릭스 측과 한 차례 접촉했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좋은 일인 것은 맞다”고 밝혔다.

HB엔터테인먼트 김연성 이사는 “글로벌 전략을 가진 넷플릭스와 손을 잡는 것은 어찌됐든 기분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판 ‘하우스 오브 카드’? …콘텐츠 제작시장 긍정적 영향 기대

‘여자전쟁’을 성공시킨 윤영하 대표는 “일본에 이어 중국으로 드라마 수출 길이 막힌 상황에서 제작사들이 웹드라마에 이어 IPTV 드라마로 눈을 돌리게 될 것”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넷플릭스의 국내 진출은 제작사 입장에서 매우 반가운 소식”이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2013년 첫 오리지널 콘텐츠인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를 공개하면서 ‘대박’을 쳤고 온라인 드라마 시리즈 최초로 에미상 3관왕을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후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마르코 폴로’ 등의 후속 오리지널 콘텐츠를 계속 내면서 지난해 기준 북미 지역 인터넷 동영상 트래픽 점유율 35%를 차지했다.

케이블방송협회 김용배 홍보팀장은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성공하려면 결국은 오리지널 킬러콘텐츠로 승부해야할 것”이라며 “국내 제작사 입장에서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KBS 미디어정책부 관계자는 “한국 시장은 전세계에서 가장 배타적인 곳으로, 로컬 콘텐츠 선호도가 해외 콘텐츠를 압도한다”며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일본에 이어 중국 시장에 눈독을 들일 것이기 때문에 한국에 얼마나 투자를 할지 모르겠지만 한국에 정착하려면 우리 시장의 특수성을 잘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아일보] 온라인뉴스팀 web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