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으면 한국에 묻어주오” 63년만에 돌아온 6·25 참전 영국인
“죽으면 한국에 묻어주오” 63년만에 돌아온 6·25 참전 영국인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5.11.09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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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서 살아남은 참전용사 사후 안장은 두번째… “최고 예우할 것”
 

6·25 전쟁에 참전한 영국의 유엔군 참전용사가 고국으로 돌아가 숨을 거둔 지 14년 만에 전우들이 묻힌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다.

국가보훈처는 “오는 11일 오전 10시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영국군 참전용사 고(故) 로버트 맥코터씨<사진>의 안장식이 열린다”고 9일 밝혔다.

6·25 전쟁에서 살아남아 고국으로 돌아간 유엔군 참전용사들 가운데 사후 유엔기념공원에 묻히는 것은 맥코터씨가 두 번째다.

맥코터씨는 6·25 전쟁이 발발한 1950년 당시 홍콩의 영국군 부대 소속이었으나 참전을 자원해 영국군 ‘아가일 앤드 서덜랜드 하이랜더스’ 부대원으로 한국에 왔다. 이 부대는 영국이 6·25 전쟁에 파병한 첫 부대다.

맥코터씨는 같은 해 9월 낙동강 방어 전투에서 적의 고지를 공격하던 중 한쪽 다리에 화상을 당해 일본으로 후송됐으나 6주 동안 입원 치료를 받고 다시 전장으로 돌아와 헌신적으로 싸웠다.

전쟁이 진행 중이던 1952년 8월 고국으로 귀환한 맥코터씨는 자신이 목숨을 걸고 지킨 한국을 다시 방문하기를 원했지만 건강 문제로 방한할 수 없었다.

2001년 70세의 나이로 숨을 거둘 때도 그는 “전우들이 있는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묻히고 싶다”는 유언을 남겼으나 부인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2012년 부인도 타계하자 맥코터 씨와 함께 6·25 전쟁에 참가한 형 제임스씨(90)를 비롯한 유족들은 맥코터씨의 마지막 소원을 이뤄주기로 뜻을 모았다.

6·25 전쟁에서 살아남은 참전용사의 사후 유엔기념공원 안장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었던 유엔묘지 국제관리위원회(UNMCK)도 맥코터 씨의 유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맥코터씨의 유해는 9일 인천공항에 도착해 보훈처가 주관하는 유해봉환식을 거쳐 오는 11일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정든 전우들과 함께 안장될 예정이다.

보훈처 관계자는 “최고의 예우로 맥코터씨의 안장식을 진행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유엔군 참전용사들이 사후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묻히기를 희망할 경우 모든 예우를 다해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