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우리 사회에는 '대충·빨리' 괴물이 살고있다
[독자투고] 우리 사회에는 '대충·빨리' 괴물이 살고있다
  • 신아일보
  • 승인 2015.11.0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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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경비안전정비창 기획운영과 경정 박상욱

 
지금 우리 사회에는 괴물이 살고 있다. 이 괴물은 그동안 소중히 간직해온 꿈과 목표를 없애버리기도 하고, 소중한 친구와의 우정, 사랑하는 애인, 가족과의 행복, 그 모든것을 사라지게 한다.

한 개인의, 한 가정의, 한 사회의 모든 것을 앗아가는 이 고약한 괴물의 이름은 바로 ‘관례’이다. 관례는 상호간 편의에 따라 현실과 타협한 산물이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1995.6.29.) 사망 502명, 부상 937명, 실종 6명.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2003.2.18.) 사망 192명, 부상 151명, 실종 21명. 세월호 침몰 사고(2014.4.16.) 사망 295명, 실종 9명 등이다.

위 숫자에서 보듯이 엄청난 희생이 발생하고 헤어나지 못할 슬픔과 고통이 생기는 이러한 대형사고의 중심에 바로 그 괴물, 관례가 자리 잡고 있다.

그보다 더한 슈퍼괴물이 있다. 대충대충, 적당히, 빨리...이러한 괴물들이 지금 우리 사회 곳곳에 만연해있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모든 것들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

여기 또 다른 숫자(법칙)가 있다.1 : 29 : 300 법칙, 여행자 보험회사에 근무하던 하인리히(Heinrich)가 75,000건의 사고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산업재해예방’(1931년)이라는 저서에 언급한 유명한 법칙이다.

1건의 중대한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29개의 경미한 사고가 일어나고, 그 배경에는 인명손상을 동반하지 않은 가벼운 사건이 300개나 발생한다는 법칙이다.

300개의 작은 사고가 발생하는 것도 막으면 좋겠지만, 그것들이 신호를 보낼 때 우리는 그 연결고리를 빨리 알아채고 끊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제2, 제3의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그 해답은 바로 ‘완벽’에 있다. 하버드대 최고의 긍정심리학 교수인 탈 벤-샤하르는 우리가 행복하지 못한 원인을 우리사회에 넘쳐나는 ‘완벽주의에 대한 강요’때문이라고 말한다.

지나친 완벽에 대한 강요가 사람들을 생의 끝, 극단으로 밀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해피어」로 치열한 경쟁과 스트레스에 같혀 있는 하버드생들에게 행복학 열풍을 일으킨 탈 벤-샤하르 교수의 말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적어도 안전에 대해서 만큼은 완벽해져야 한다. 안전에는 대충이 있어서는 안된다. 그것이 사람들을 살리는 길이다. 기초 설계부터, 중간점검, 마무리, 사후관리까지 대충대충이 포함되면 안된다. 완벽해야 된다는 뜻이다.

국민안전처가 출범한지 1주년이 되었다. 그동안 각종 사건, 사고가 있었고, 아직도 국민들의 질타는 이어지고 있다. 아직도 국민들은 안전에 대해 불안해 하고 있고, 국민들의 기대수준은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다.

하지만, 그 가운데 몸을 가누기도 힘든 거친 바다에서 불법조업 중국어선에 힘겹게 오르는 해경대원들이 있고, 불길속으로 뛰어드는 소방대원이 있다.

그들 또한 대한민국 국민이고, 그들의 생명 또한 하나뿐이며, 그들의 생명 또한 귀중하다. 그리고, 바다 지킴이로서 우리 해양 영토 수호를 위해 경비함정 정비지원 또한 무엇보다 중요하다.

해경정비창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최첨단 안전장비를 100% 성능유지를 궁극적 목표로 오늘도 경비함정 정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사고는 대응 및 복구보다 사전 예방 및 대비가 더 중요하다.

물론 대응, 수습, 복구 또한 소홀히 하면 안되겠지만 예방과 대비쪽으로 더욱 많은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피해가 나면 복구하는데 통상 5~7배의 비용이 소요되고 국민들은 그만큼 큰 고통에 빠져있을 수밖에 없다.

사고 후 수습에 주력하는 모습 보다는 국민들의 안전과 생명, 재산을 보호하는 최고의 부처로 박수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해양경비안전정비창 기획운영과 경정 박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