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드러낸 댐·저수지… 가을 가뭄 최악
바닥 드러낸 댐·저수지… 가을 가뭄 최악
  • 김기룡 기자
  • 승인 2015.10.2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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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① 48년 만의 찾아온 극심한 가을 가뭄

최근 기후변화의 여파로 한반도에 가뭄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충남도의 경우 보령댐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도내 서남부 지역에 제한급수를 실시하는 등 가뭄 극복에 전력하고 있다. 이에 본지가 3회에 걸쳐 긴급 진단 기획기사를 마련했다.  - 편집자 주 -

▲ 계속된 가뭄으로 충북 증평군 증평읍 율리 삼기저수지도 '맨살'을 드러냈다. ⓒ연합뉴스
내년 봄까지 이어질 듯… 농작물에도 큰 피해
충남 8개 시군 내달부터 강제 제한급수 실시

지금으로부터 48년 전인 1967년 9월 당시로는 70년 만에 처음이라는 큰 가뭄이 광주?목포시 지역을 덮쳐 영암군 일대에 막대한 피해를 주었다. 그런데 올해 충남지역에 사상 최악의 가을 가뭄이 들어 충남도가 가뭄 극복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더군다나 이번 가뭄이 내년 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걱정이 앞선다.

가을 가뭄으로 주요 댐의 저수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생활용수 공급에 비상이 걸려 도내 8개 시군에 강제 제한급수가 실시되는 등 그 피해가 심각하다.

28일 충남도에 따르면 도내에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있는 각 댐의 저수량은 대청댐이 예년의 70%인 5억 8200만㎥, 보령댐이 56% 수준인 3400만㎥, 용담댐은 62%인 2억 7840만㎥ 등으로 조사됐다. 도내 생활용수 공급량이 하루 평균 91만 1967㎥인 것을 감안하면 하루 20만 3565㎥의 생활용수 등을 공급하는 보령댐의 경우 170여일 분도 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도는 가뭄 극복을 위해 도 청사 물 사용량 50% 절감을 목표로 절수 운동을 진행 중이다. 이 결과, 절수 운동 1개월 동안 청사에서 사용한 물은 모두 2650톤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사용한 7005톤의 37.83%로, 절수 운동을 통해 62%인 4355t을 절감한 셈이다. 공직자들이 가뭄극복을 위해 자기희생 차원의 솔선수범으로 얻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하지만, 서산, 태안, 홍성 등 충남 8개 시·군은 물 사용량을 평소의 80% 수준으로 줄이기 위해 수압을 낮춰 물을 공급하는 등 자율적 급수조정에 나섰지만 물 절약이 목표만큼 이뤄지지 않고 있어 국토교통부가 이곳에 물을 공급하는 광역상수도의 밸브를 조정해 물 공급량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가뭄피해는 수확기에 놓여있는 농작물에도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추수를 앞둔 벼가 쭉정이가 많아 수확량이 평년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실제로 서산시와 태안군 사이에 있는 천수만 간척지 B지구 112㎢의 논의 벼가 염분 때문에 타들어가고 있다. 피해농가들은 ‘특별재해지역 선포’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 21일 충남 태안군 송현저수지에 물이 말라 바닥이 드러나 있다. 곳곳에는 폐사한 조개도 눈에 띈다. ⓒ연합뉴스
도는 현재 가뭄을 겪고 있는 5개 시?군 지역 간척지 논의 피해를 서산 1939ha, 당진 507ha, 서천 360ha, 홍성 414ha, 태안 2758ha 등 총 5978㏊로 추산했다. 또 피해 농가는 1847농가로 집계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가뭄으로 인해 공주 탄천, 의당, 사곡과 아산 음봉, 송악, 홍성 서부, 태안 소원, 원북, 이원 등 천수답 지역 총 43.8㏊가 이앙을 못하는 상태다.

도는 대형관정을 개발해 활용토록 하고 관정개발이 힘든 지역은 다단 양수로 급수를 실시하고 있다.

도내 저수지들도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냈다. 송현저수지와 도내저수지, 죽림저수지, 청양지역 저수지 등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반면에 밭작물의 경우 현재 토양 유효 수분율이 노지는 80%, 멀칭은 66%로 ‘약간 건조’ 상태를 보이는 가운데 대부분의 작물이 정상생육 중이다.

특히, 국가경제의 중심 축 역할을 하고 있는 충남지역 산업단지에도 직격탄을 안기고 있어 큰 문제다.

당장 보령댐에서 공업용수를 받고 있는 보령화력을 비롯해 당진화력, 태안화력, 서천화력 등 충남소재 발전3사 산하 4개 발전소의 경우 1일 총 5만 8100톤의 물을 사용하고 있는데, 거의 대부분이 발전소 가동에 사용되는 것이라 실질적인 물 절약을 위해서는 발전량을 줄여야 할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내년이다. 올해를 가까스로 넘긴다 해도 앞으로 충분한 강수량이 없으면 내년에는 재앙 수준의 가뭄이 덮칠 수 있기 때문이다.

충남도는 가뭄대책본부를 ‘가뭄비상대책본부(본부장:도지사)’로 격상하는 등 총력 태세다.

안희정 지사는 “지방 하천과 저수지 준설, 거점·마을 상수도별 관정 정비, 물 절약, 금강~보령 도수로 사업 등을 중점 추진하겠다”고 강조하고 이와함께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신아일보] 김기룡 기자 press@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