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노인가구 상대적 빈곤율 46.9% '세계 최고'
[독자투고] 노인가구 상대적 빈곤율 46.9% '세계 최고'
  • 신아일보
  • 승인 2015.10.2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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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 신상구

 
박근혜정부는 국민행복 시대를 열기 위해 지난 2013년 2월25일 출범했지만, 지금 한국의 노인과 젊은이 대다수는 행복하지 않은 것 같다.

실제로 대다수 노인들은 가난, 질병, 소외로 고통 받고 있다. 길거리에서 노인들이 교통사고 위험을 무릅쓰고 휴지를 줍는 모습을 자주 목격한다.

노인 병원에 가보면 노인들이 각종 질병에 허덕이다가 쓸쓸하게 생을 마감하는 것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자식들에게조차 버림을 받아 독거 노인들이 허름한 단칸 사글세방에서 냉방과 난방도 하지 못하고 죽지 못해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티며 불행하게 살아가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한편 2015년 2월 현재 한국의 청년실업률(15~29세)이 11.1%(체감청년실업률은 20% 상회)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상당수의 한국 청년들은 직장을 잡지 못하고 연애, 결혼, 출산을 연기하거나 포기한 채 하루하루를 고통스럽게 보내고 있다.

장기 실업으로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해 빚더미에 올라 앉아 있는 청년들은 알바로 생계를 어렵게 꾸려가고 있으나 글로벌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어 앞으로 취직이 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 보니 절망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노부모들은 부양을 받기는커녕 어려운 살림살이에 이런 자식들까지 먹여 살려야 하니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처럼 한국 노인들 중에는 노후 빈곤에 허덕이는 나머지 늙어서도 일하지 않고는 생활을 유지하기 버겁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노인들은 일자리를 구하려 해도 갈 곳이 거의 없다. 힘겹게 취직을 해도 환경미화원, 식당종업원, 경비, 아동 돌보미, 관광해설사 등 저임금의 비정규직이 대부분이어서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는 노인들은 고급인력인데도 불구하고 직장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 대학 시간강사 자리도 단순히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거절당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우리나라 노인은 상대적 빈곤율이 50%에 육박할 정도로 소득수준이 낮은데다, 전체 소득에서 근로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이를 만큼 소득구성 질조차 나쁘다.

지난 20일 국민연금연구원 이순아 박사가 ‘연금포럼’(2015년 가을호)에 발표한 논문인 ‘노인가구의 소득수준과 공적 노후소득보장의 국가 간 비교’란 보고서를 보면, LIS(Luxembourg Income Study) 소득자료를 이용해 각국의 노인가구 소득수준을 비교 분석한 결과, 65세 이상 노인가구의 상대 빈곤율은 노르웨이 1.5%·덴마크 1.7%·네덜란드 3.6%·폴란드 6.5%·호주 7.6% · 영국 7.9% · 캐나다 8.5%·독일 10.2%·핀란드 11.7%·미국 19.3%·대만 26.6%로 나타났다. 그런데 한국 노인가구 상대 빈곤율은 46.9%로 조사대상 국가 중에서 가장 높았다. 여기서 노인 상대 빈곤율은 중위소득 50% 미만에 해당하는 노인가구 비율을 말한다.

근로소득 사업소득, 자산소득, 이전소득(공적 이전소득, 사적이전 소득)등으로 짜인 노후소득 구성을 보면, 한국과 대만을 뺀 모든 국가에서 이전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70% 이상으로, 네덜란드는 90%를 넘었다. 이들 서구복지국가 노인 이전소득은 연금, 보편수당, 공공부조급여 등 공적 이전소득이었다.

반면 한국은 적은 노후소득에서 이전소득 비중은 48.6%에 불과했다. 이전소득 중에서도 사적이전소득이 한국은 무려 19.8%나 됐다.

다른 서구복지국가에서 사적이전소득은 0.1~0.4%에 그칠 정도로 미미했다. 이처럼 공적 이전소득의 비중은 작은데 상대적으로 사적이전 소득의 비중이 높은 것은 아직은 전통적인 가족부양 책임 의식이 강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한국인 노후소득에서 근로 사업소득 비중은 49.9%에 달했다. 많은 한국인이 늙어서도 소득활동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일을 하며 생활비를 충당한다는 말이다.

이처럼 한국은 지금 노인복지체제가 미흡한 실정이나, 뾰족한 대책이 없는 것이 문제다. 저출산고령화로 생산연령인구가 줄어들어 저성장 기조가 고착되는가 하면, 글로벌 경기침체로 젊은이들조차 취직하기가 어려워 부양책임을 지기가 어렵다.

복지비용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세금이 잘 걷히지 않아, 복지재원을 마련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지금 전국의 지방자치단체 중에는 재정자립도가 10~20%에 지나지 않아 공무원 인건비도 충당하지 못하는 곳이 많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한국 노인들의 복지 수준은 앞으로도 개선될 가능성이 낮아 대다수의 노인들이 지금 절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상의 노인복지는 노인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창출해 제공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