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소시지·햄 등 가공육, 담배·석면 같은 1군 발암물질"
WHO "소시지·햄 등 가공육, 담배·석면 같은 1군 발암물질"
  • 신혜영 기자
  • 승인 2015.10.2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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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ARC, 붉은 고기는 2A군 발암물질로 분류… "암 충격에 대비해야"
▲ⓒpixabay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소시지와 햄, 베이컨 등 가공육을 담배나 석면처럼 발암 위험성이 큰 1군 발암물질로 규정했다. 또 붉은 고기도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26일(현지시간) 10개국 22명의 전문가가 참가해 육류 섭취와 암의 상관관계에 대한 800여 건의 연구조사를 검토한 결과 소시지나 햄 등 일정한 공정을 거친 육류나 붉은 고기를 섭취하는 것이 직장암이나 대장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매일 50g 가공육을 먹으면 직장암에 걸릴 위험이 18%로 높아진다는 증거를 들며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에 포함시켰다. 또 소고기와 돼지고기 같은 붉은 고기도 2군 발암물질로 규정했다.

가공육은 소금에 절이거나 발효·훈제하는 등 조리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으며 대표적으로 핫도그, 소시지, 쇠고기 통조림, 말린 고기 등이 있다.

이들 가공육을 섭취하면 직장암을 유발한다는 충분한 증거가 있지만, 위암을 유발하는지에 대한 증거는 충분하지 않다고 이 보고서는 설명했다.

또 붉은 고기의 섭취가 대장암, 직장암은 물론 췌장과 전립선암도 유발할 수 있다는 증거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의 책임자인 IARC 쿠르트 스트라이프 박사는 "가공육을 적게 섭취하면 직장암이 발생할 위험이 통계적으로 그리 높지 않다"면서 "하지만 많은 사람이 가공육을 섭취하고 있어 공중 보건 차원에서 암의 충격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IARC는 1000명 이상의 연구자들이 참여한 국제 컨소시엄인 `글로벌 버드 오브 디지즈 프로젝트'(GBD: the Global Burden of Disease Project)의 연구결과를 인용해 전 세계적으로 고기 섭취를 통해 매년 3만 4000명이 사망하지만, 담배는 100만 명, 알코올 60만 명, 대기오염으로 20만 명이 숨진다는 비교를 제시했다.

IARC는 그러나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한 것은 가공육이 암을 유발한다는 충분하고 확실한 증거가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하고 다만 같은 1군 물질인 담배나 석면과 같은 정도로 위험하다는 것이 아니라 암 유발에 대한 과학적 증거의 강도가 그 정도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편, WHO의 이번 발표에 세계 축산업계와 패스트푸트 업계는 술렁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일정량 붉은 고기를 섭취하는 것은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발표 결과에 따른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신아일보] 신혜영 기자 hysh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