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상봉 이후 남북관계, 당국회담 여부 주목
이산상봉 이후 남북관계, 당국회담 여부 주목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5.10.2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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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5 합의에도 시간·장소 못잡아… 북미·북중 관계가 변수
▲ 제2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마지막인 26일 오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작별상봉을 마친 북측 구송옥(71)씨가 남측에서 온 아버지 구상연(98) 할아버지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8·25 합의' 이행의 첫 단추인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26일 순조롭게 마무리됨에 따라 앞으로 남북관계가 순항할지 주목된다.

특히 남과 북이 지난 8월 고위당국자 접촉 때 합의한 당국회담의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북은 8월25일 고위당국자 접촉에서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당국회담을 서울 또는 평양에서 빠른시일 내에 개최한다'고 합의했지만,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 당국회담의 시기와 장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20~26일 금강산에서 진행된 이산가족 상봉 행사 과정에서 북측 인사들이 남북관계 개선과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강조하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은 것은 당국회담 개최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됐다.

이산상봉 행사 북측 단장인 리충복 북한 적십자중앙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0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북측 주최의 환영 만찬에서 "남북관계를 개선해나가려는 것은 우리 공화국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4일에도 금강산호텔에서 취재단과 만나 "이번 상봉 행사가 끝나면 (남측과) 상시 접촉과 편지 교환 등 이산가족 관련 문제들을 협의할 생각"이라며 "이러한 내용은 적십자회담을 통해서 다각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며, 남측 김성주 총재와도 많은 내용을 협의했다"고 밝혔다.

리 단장은 적십자회담 개최를 언급했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일정이 잡힌다면 그것은 이산가족 문제로 의제가 좁혀지는 적십자 본회담보다는 남북현안을 폭넓게 다룰 수 있는 당국회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당국회담에서 논의될 남북 현안으로는 △ 이산가족 문제 근본적 해결 방안과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 △ 경원선 복원 및 비무장지대(DMZ) 세계생태평화공원 건립 △ 북한의 천안함 피격사건 유감 표명 및 5·24 대북제재 조치 해제 등이 거론된다.

금강산 관광 재개와 5·24 조치 해제 등을 원하는 북한으로서도 적십자 본회담보다는 당국회담이 유리하다. 따라서 북한만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이르면 11월에도 당국 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하지만 이산가족 상봉 이후 '돌발변수'로 맘미암아 남북관계가 재차 악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지난 24일 북한 어선단속정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에 대응해 우리 해군이 경고사격을 하면서 한때 군사적 긴장이 조성된 것을 보더라도 그렇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25일 우리 해군이 북한 선박을 향해 군사적 도발을 했다며 남북관계가 '8·25 합의'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노동당 창건 70주년은 지났지만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가 완전히 물건너간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북한의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는 지난 6일 "공화국에는 이미 강설(强雪)에 대처할 수 있는 과학기술적, 물질적 준비가 충분히 마련되여 있었다"며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 전후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지는 않더라도 지난 2012년 때처럼 연말에 로켓을 쏘아 올릴 수도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일각에선 이산상봉 행사가 마무리됐지만 당장 잡혀 있는 남북 간의 교류 일정이 없다는 점에서 당분간은 남과 북의 탐색국면이 이어질 가능성도 전망된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남북 대화의) 근본적인 장애는 역시 북한 인권 및 핵 문제인데 핵 문제와 관련 북한은 평화협정 체결을 이야기하고 우리는 비핵화를 이야기한다"며 "전체적으로 탐색국면이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온라인뉴스팀 web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