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비겁한 日 징용 위령비 ‘혐한 낙서 테러’
[사설] 비겁한 日 징용 위령비 ‘혐한 낙서 테러’
  • 신아일보
  • 승인 2015.10.2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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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령비 테러, 위안부 할머니 보도 기자 위협
일본이 아직도 멀었다는 증표일 뿐이다

일본 후쿠오카 현 오무타 시에 있는 강제징용 피해자 위령비에 검은 페인트로 본문의 글씨를 지웠으며 아랫부분에 ‘거짓말’이라는 뜻의 일본어 ‘우소(うそ)!!’라는 낙서가 돼 있다.

일본 후쿠오카(福岡) 현 미이케(三池) 탄광에서 일하다 숨진 한반도 출신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기리는 위령비가 일본 우익 세력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낙서 테러’를 당한 것이다.

위령비가 자신들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낙서 테러를 행하는 것은 일본의 국격을 의심하고도 남음이 있다.

떳떳하게 나서서 철거를 요구하던지 아니면 수정을 요구하는 것이 순리인데 야음을 틈타 위령비를 손상하는 것은 비겁한 행위가 아닐 수가 없다.

일본의 우익단체가 위령비 훼손뿐만이 아니고 간간이 우리의 감정을 건드리는 작태를 벌여와 그렇지 않아도 일본에 대한 인식이 크게 악화 되어 있다.

일본내에서 이러한 혐한 작태가 끊이지 않는 것은 일본 정부의 책임이 크다. 일본 정부가 혐한 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제재를 했다면 지금과 같은 사태는 없을 것으로 본다.

이후라도 혐한작태에 대해 엄정한 제재를 가해 재발 되지 않도록 해야 된다. 위령비 손괴같은 비겁한 행위는 양국의 관계만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번에 손괴된 위령비는 일본 지방자치단체와 강제징용에 책임이 있는 일본 기업이 협조해 1995년 후쿠오카 현 오무타(大牟田)에 세운 것으로 한일 화해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한국 정부는 일제강점기 미이케 탄광과 미이케 항에 조선인 9200여 명이 동원돼 32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미이케 탄광은 또 지난 7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일본 메이지(明治) 시대 산업혁명 유산 23곳 중 한 곳이다.

한국 측은 미이케 탄광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협조하는 조건으로 강제징용 사실을 표기할 것을 요구해 왔다.

후쿠오카총영사관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관계자가 오무타 시내 공원에 있는 ‘징용 희생자 위령비’ 비문이 검은 페인트로 훼손된 사실을 발견한 뒤 곧바로 일본 경찰에 신고했다.

강제징용자들이 숙소의 벽장에 남긴 ‘한 맺힌’ 등의 글귀와 이에 대한 설명을 새긴 비석에 검은 페인트가 분사돼 있었고 아래에 일본어로 ‘거짓말’이라는 큰 글씨가 적혀 있었다.

또 다른 위령비에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 스티커가 붙어 있었고 ‘일본의 산(山)을 더러운 비석으로 오염시키지 말라’는 글귀도 적혀 있었다.

또한 ‘라이따이한(한-베트남 혼혈 자녀) 문제에 대해 베트남에 사죄하라’는 내용의 글도 남기어 한국에 대한 깎아 내리기도 서슴치 않았다.

일본에서는 근년 들어 더욱 팽창한 혐한 분위기를 타고 낙서테러와 유사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3월에는 도쿄(東京) 한국문화원에 39세 남성이 라이터용 기름을 뿌린 뒤 불을 붙였고 지난해 4월에는 히로시마(廣島) 평화기념공원의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 앞에 한일 학생들이 우애를 다짐하며 심은 나무가 뿌리째 뽑혔다.

물론 두 사건 모두 미제로 남아 있다.

이런 가운데 1991년 고 김학순 할머니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 증언을 처음으로 보도했던 우에무라 다카시(植村隆) 전 아사히신문 기자가 강의를 하던 대학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해 있다.

그가 비상근 강사로 재직 중인 삿포로(札幌)의 호쿠세이가쿠엔 대가 최근 그의 신변 안전을 위한 경비 비용이 급증했다면서 “계약 중단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우익단체는 위령비 테러보다 더 고약한 한국에 대해 호의적인 사람에게 까지 신변안전위협을 하고 있다. 이는 양국의 미래에 큰 해악이 되는 일로 근절시켜야 된다.

뒤에서 삿대질하고 음해하는 짓은 일본이 아직도 멀었다는 것을 내외에 공표하는 것 외에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