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격호, 열흘간 그룹 경영상황 보고 못 받아
롯데 신격호, 열흘간 그룹 경영상황 보고 못 받아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5.10.25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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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괄회장 집무실 관할권 두고 신동주·동빈 갈등… 사실상 신동주가 장악

▲ 16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 34층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집무실에서 신 총괄회장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대표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10여일간 그룹 경영 상황을 보고받지 못하고 있다.

25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지난 16일 이후 롯데 계열사 대표들은 신 총괄회장에게 단 한차례도 경영 현황을 보고하지 못했다.

16일 전까지 신 총괄회장은 매일 오후 3~5시 사이 그룹 계열사들로부터 경영 현황을 보고받으며 상황을 파악해왔다.

그러나 최근 신동주·동빈 두 아들이 경영권 분쟁 와중에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 관할권을 두고 갈등을 빚으면서 창사 70년만에 장기간 업무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다.

16일 오후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측은 자신들이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을 관리하겠다고 신동빈 회장과 롯데그룹에 통보했다.

이후 자신의 비서와 경호 인력들을 34층에 배치했고, 신 총괄회장은 롯데 정책본부 소속 자신의 비서실장 이일민 전무를 해임했다.

이어 신동주 전 부회장측은 20일 새 총괄회장 비서실장으로 나승기 변호사를 임명했다.

현재 34층 총괄회장 집무실은 사실상 신동주 전 부회장 인력이 장악한 상태다.

그러나 롯데그룹은 이일민 전무의 '해임 무효'를 주장하며 이 전무를 비롯한 비서·경호 직원을 34층 근처에 대기시켜 놓았다.

결국 총괄회장의 최측근에는 신동주 전 부회장 사람들만 있는 셈이다.

롯데 관계자는 "SDJ코퍼레이션이라는 전혀 다른 회사 직원, 관계자들에게 총괄회장에 대한 보고 일정이나 내용을 상의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신 총괄회장이 정기적 경영보고 등으로 정신건강을 유지해왔는데 보고가 끊겨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실제 신격호 총괄회장이 통상적 보고가 끊어지자 답답해하며 짜증을 내는 일이 잦아졌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