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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시론] 정보인권 유린 시대 막 오르나
[신아시론] 정보인권 유린 시대 막 오르나
  • 신아일보
  • 승인 2015.10.2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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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수 기자

 
지난해 1월 2억여 건에 달하는 카드 3사의 개인정보 유출사태 이후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통합신용정보 집중기관(이하 통합기관)의 출범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통합기관은 그간 각 금융업권(은행, 여신금융, 보험업계 등)별로 나눠 관리하던 신용정보와 보험개발원의 일부 정보를 신설 통합기관에 맡겨 통합 관리하는 기관이다. 금융당국은 여기에 더해 빅데이터의 활성화를 위해 비식별 정보는 정보주체의 동의 목적 외 사용도 허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두고 금융당국이 금융 빅브라더를 추진한다며 야권과 시민단체 등의 반발이 있었다. 비식별정보라 해도 여러 가지 빅데이터와 융합하면 재식별이 가능하기 때문에 금융당국이 국민들의 개인금융정보를 사찰하려는 시도라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은 이런 지적에 “금융위는 통합기관에 영향력을 행사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금융계 전반에서는 금융당국이 눈 가리고 아웅하고 있다며 비웃는다. 정부는 이미 지난 해 금융정보분석원(FIU)을 통해 2.3조원을 추가 징세했고 과거 3년간 12만여건의 FIU정보가 관련공공기관에 이전됐다. 재정악화가 갈수록 심해지는 상황에서 수조원의 세원을 눈앞에 놓고 뒷짐 지고 있을 정부 관계자는 없다. 금융당국의 입장표명이 비웃음을 사는 이유다.

통합기관의 출범을 앞두고 금융업계에서는 은행연합회 홀로 금융당국과 싸우고 있는 형국이다. 은행연합회는 통합기관이 금융위의 의도대로 추진될 경우 식별·비식별 정보의 구분이 무의미해지고 결국 개인정보가 무분별하게 유통될 것임을 우려한다.

은행연합회를 제외한 보험업계와 신용카드 업계는 표정관리중이다. 금융위가 금융빅브라더를 추진하게 되면 관련업계의 빅데이터 활용요구를 제지할 명분을 잃어 빅데이터의 상용화 시대가 함께 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VISA나 MASTER는 로얄티 수익보다 빅데이터의 판매수익이 더 짭짤한 상황이다.

보험업계의 경우 우리나라의 보험시장이 포화상태인지라 빅데이터를 활용한 상품개발과 마케팅이 시급한 실정이다. 얼마 전 홈플러스로부터 수백억을 들여 개인정보를 매입한 것이 반증이다. 금융기관의 한 임원과 인터뷰 도중 임원에게 대출권유 전화가 걸려왔다. “금융위의 의도대로 통합기관이 출범하면 이런 스팸전화 매일 수 십 통씩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은행연합회와 일부 시민단체, 야권 등은 통합기관을 은행연합회에 내부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간의 정보는 민간이 관리하는 것이 맞고 은행연합회의 시스템이나 노하우가 통합기관을 운영하는데 가장 적합하기 때문이다.

밥그릇 싸움이라는 비아냥도 아랑곳 않고 홀로 고군분투하던 은행연합회도 이제 포기 일보직전이다. 이제 두 달 후면 금융당국의 의도대로 금융 빅브라더 시대의 빗장이 풀리게 된다.

내가 운영하는 식당의 외상장부를 국가에서 관리하겠다는 세상이다. 국민들의 모든 금융거래에 금융당국의 CCTV가 따라다니며 감시한다. 자본주의의 포기를 의미한다.

금융당국의 의도대로 통합기관이 출범하면 우리나라의 정보인권이 시궁창에 처박힐 수도 있다. 자유시장경제와 자본주의가 좋다고 떠들던 그 많은 사람들이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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