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입 20년… OECD서 참여주도 단계로 성장”
“한국 가입 20년… OECD서 참여주도 단계로 성장”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5.10.14 15: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이시형 OECD 한국대표부 대사] “자격 갖춘 인재 앞세워 OECD 사무총장도 배출해야”
 

이시형 주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대표부 대사는 “OECD 가입 초반에 한국이 OECD의 일방적 조언을 받았다면 이제는 적극적으로 OECD에 참여해 주도하는 단계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2년 5개월 임기를 마치고 곧 이임하는 이 대사는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 있는 OECD 한국대표부에서 한 인터뷰에서 “내년은 한국이 OECD에 가입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라면서 이같이 평가했다.

다음은 이시형 대사와의 일문일답.

 -내년이면 한국의 OECD 가입 20주년이 된다. OECD 가입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는가? 가입 후 OECD에서 한국의 위상과 역할 변화를 평가해달라.

▲가입 20주년이 된다는 것은 진정한 성인 회원이 된다는 의미라고 본다. 초기에는 OECD 가입에 부정적 시각이 없지 않았으나, 지난 20년간 OECD는 한국 경제의 발전과 선진화를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

이제 우리 국민과 정부는 OECD를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경제·사회분야의 정책 조언자로 인식하고 있다.

OECD 내 한국의 위상과 역할도 달라졌다. OECD 역할은 실증적 연구와 자료에 기초해 국제기준을 마련하고 모범사례를 공유하는 것이다.

가입 초반 우리는 대체로 정해진 기준이나 선진국의 모범사례를 수용하고 일방적으로 조언을 받으며, 일부 분야는 매년 심사까지 받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2009년 각료회의 의장국으로서 녹색성장 선언문 채택을 주도해 현재 OECD 업무에서 녹색성장 측면을 항상 고려하게 됐다.

2010년에는 개발원조 위원회(DAC)에 가입하는 등 성장, 혁신, 개발, 교육 등 OECD의 핵심 분야에서 우리의 정책 사례를 다른 회원국들과 공유하고 조언하게 됐다.

 -주OECD 대사로서의 재임 기간을 평가한다면?

▲OECD는 광범위한 영역의 전문적인 업무를 컨센서스에 기초해 집단적으로 수행한다. 따라서 특정인이나 국가의 실적을 내세우기 쉽지 않으나 선배 대사들이 쌓아놓은 토대 위에서 한국과 OECD협력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올해 OECD 각료이사회 부의장국을 자청해 성공적으로 회의를 개최했고 개인적으로는 2년간 감사위원회 의장으로서 OECD 업무의 투명성을 높이려고 노력했다.

국내 정책자료 제공을 위해 대표부는 ‘주간 OECD 정책브리핑’을 발행해 정부, 국회, 학계 등 3000여 국내 정책고객들에게 OECD 주요 논의동향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또 최근 2년간 OECD 사무국에 한국인 3명이 처음으로 부국장과 팀장 등 중견급에 진출했으며 올해 사무국 초임직원 12명 선발에 한국인이 2명이나 합격했는데 본인의 능력에 더해 한국과 OECD 간 양호한 협력관계도 배경이 됐다고 본다.

올해 4월 세계물포럼을 계기로 구리아 사무총장이 한국을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을 면담하는 등 OECD와 우리나라의 관계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재임 중 세 차례 국경일 리셉션을 통해 OECD 사무국과 외교단에 한국문화를 알렸다. 작년에는 직원 사진전을 개최하고, 올해에는 지난 6일 선재 스님을 초청해 사찰음식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국제기구에 한국인 수장을 지속적으로 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는데 한국인 OECD 사무총장은 언제쯤 탄생할 수 있을까?

▲올해 초 구리아 사무총장의 세 번째 임기(2016∼2021년)를 승인하는 과정에서 한국이 사무총장 후보를 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자격을 갖춘 인재를 지금부터 체계적으로 키워 나간다면 5년 후에는 유엔에 이어 국제경제기구 최초의 한국인 수장을 배출할 수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후보가 될만한 인재를 앞세워 OECD 내에서 미리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도록 지원해 OECD 내부 인사들로부터 동료라는 인식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