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국감 허위자료 제출 이어 허위 답변 의혹
기상청, 국감 허위자료 제출 이어 허위 답변 의혹
  • 온케이웨더
  • 승인 2015.10.13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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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와 산하 기관을 대상으로 지난 7일 진행된 19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기상청 국정감사 제출 자료의 진위여부와 기상장비 특정 납품업체 선정 과정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이인영 의원은 지난 9월 14일 기상청 국정감사 때 기상청이 제출한 국정감사 제출 자료를 바탕으로 기상청의 윈드프로파일러 기상장비 도입 및 유지보수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지적했으나 본지를 포함한 여러 언론매체에서 기상청이 이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가 허위라는 기사가 보도됐다.
 
이인영 의원은 “해당 기사가 사실이라면 기상청은 국회에 허위자료를 제출한 것이고 그렇다면 기상청 이하 관련자에게 모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하지 않냐”며 “그 반대라면 잘못된 내용을 언론에 제공한 당사자에 대한 조치가 있어야 하고 허위보도를 낸 언론에 대해 정정보도를 청구하는 등 사실관계를 바로잡아야하는 노력을 기상청이 해야 하는 것 아니겠냐”며 기상청의 입장정리를 요구했다.
 
이 요구에 고윤화 기상청장은 “일단 해당 사항을 좀 더 세밀하게 검토 해봐야할 것 같지만 자료를 집계하는 방식에서의 차이라든지 보는 관점에서의 차이도 일부 존재할 수 있다”며 기상청 자료의 분석이 잘못됐음을 시인하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이에 이 의원은 제대로 확인을 한 것이 맞느냐며 그러한 차이는 지난번 국감 자료에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 류의 문제가 아니다. 당시 왜 과다한 비용을 지출했냐가 주 논점이었고 그 문제에 대한 전반적인 체계 개선에 대해 지적을 했다”며 “잘못된 자료에 근거해서 국정감사를 진행했으면 본인도 정정해야하는 것이고, 올바른 자료에 근거했으면 보도 내용이 잘못된 것을 시정하도록 기상청이 책임 있게 대처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 맞다.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또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기상산업진흥원이 윈드프로파일러 유지보수업체를 지난달에 선정했는데 선정된 주식회사 유인프라라는 회사는 1차 기술평가에서 58점을 받고 불과 10일 뒤에 열린 2차 기술평가에서 85점 이상을 받아 유지보수업체로 선정됐다며, 10일 만에 갑자기 기술력이 좋아질 수 있느냐며 진흥원의 유지보수업체 선정과정의 문제를 제기했다.
 
권 의원은 윈드프로파일러라는 장비는 제조사로부터 해당 장비 관련된 기술 교육이나 기술 전수를 받지 않으면 유지보수를 할 수 없는데 이 선정업체는 기상장비 유지보수를 수행한 경험이 전혀 없으며 제조사로부터 어떠한 기술이전도 받은 바가 없다고 지적하며 기상산업진흥원이 어떻게 그렇게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그는 기상산업진흥원이 이 회사로부터 1900만원어치 해당 장비의 부품을 구매했는데 이 부품은 정품이 아닌 비매품이라고 언론에 보도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희상 기상산업진흥원장은 “그것은 잘못 보도된 것”이라며 “다른 것은 못 쓴다. 다른 루트를 통해 이스라엘을 통해 받은 것이며 디그리안사의 것이 맞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본지가 국감 뒤 취재 한 결과 제조사인 디그리안사는 다른 나라를 통해서 한국에 예비품을 판매한 적이 없음을 확인했다. 제조사관련자는 “정품의 부품은 제조사 품질보증서를 발급하는데 제조사는 어떤 다른 루트를 통해 정품을 기상진흥원에 판매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한정애의원은 차세대도시농림융합기상사업단 원드라이다 사업에 대해 “사업단에서 애초 원드라이다 3조를 구입했는데 제조회사가 일방적으로 납기를 연기했다”라고 지적하며 “납기예정일에 (제조사가) 일방적으로 안 갔고 왔고 못 만들어 내겠다고 해서 (장비를) 언제 받았냐”라고 기상청장에게 질의했다.
 
이에 고윤화 기상청장은 “한 대는 4월 21일 날 정상적으로 납품이 됐고 나머지 2대는 아직 안 들어 온 상태”라고 답변했다. 기상청장에 답변을 들은 한 의원은 나머지 2대가 안 들어 왔다는 것을 확인하며 나머지 2대의 장비가 들어오지 않은 것에 대해 계약해지를 요구했다.
 
하지만 본지 취재결과 기상청장이 답변한 10월 7일에는 나머지 윈드라이다 2대 장비가 KT중랑지점과 KT광화문지점에 각각 설치가 돼 정상적으로 관측데이터가 사업단에 수집되고 있었으며, 검수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는 중으로 확인됐다.
 
 
이에 기상업계 관계자는 “만일 기상청장이 허위로 답변한 것이 아니라면 업무 파악을 잘못한 것이고, 알면서도 그렇게 답변했다면 장비계약을 해지하기 위해 환노위 의원들의 주장을 유도하며 허위로 답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계약업체 관련자는 “그동안 도농사업단은 이 사업이 기상청장에게까지 보고되는 사업이라고 주장하며 계약서에도 없는 무리한 자료를 요구하고, 심지어 검사검수요구공문을 반려하는 비이성적인 행위로 당사는 부당한 많은 지체상금을 부과 받는 등 어려움이 너무 많았다. 이에 환노위 야당 간사인 이인영 의원실에 이와 관련한 민원을 제기하고 도움을 요청했는데 아무런 연락도 없다가 국감에서 기상청의 허위답변만 믿고 확인도 하지 않고 해당사업의 계약해지를 요구했다. 어떻게 약자를 위한 정당이라는 야당이 이렇게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재 검찰은 이와 유사한 ‘공항라이다 구매사업’과 관련해 특정업체 장비를 구매하기 위한 입찰방해 행위와 장비를 납품하는 과정에서 계약서에도 없는 불가능한 조건을 요구하면서 계약된 장비의 대금을 지급하지 않고 계약을 해지하려는 기상청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태환·최유리 온케이웨더 기자 kth1984@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