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상품 비교 공시 엉터리 많다
금융상품 비교 공시 엉터리 많다
  • 김흥수 기자
  • 승인 2015.10.12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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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칙·허위공시 등 남발… 금감원, 관리감독 뒷짐

 
금융감독원이 소비자들의 권익보호라는 명분으로 추진한 금융상품별 비교 공시제도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해서 소비자의 권익이 침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신금융협회는 소비자들이 각종 신용카드 상품의 정보를 비교해서 선택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https://www.crefia.or.kr/)에 회원사들의 상품정보를 공시하고 있다.

그러나 12일 본지 취재 결과 몇몇 회원사들의 공시가 엉터리로 드러났다.

여신금융협회 신용카드 공시를 보면 A회원사의 경우 현금서비스의 최고수수료율이 25.5%라고 공시하고 있으나 적용금리대별 분포현황을 보면 26~28%구간 대에 이용회원들의 51.88%가 몰려있었다.

B회원사는 카드론의 최고 수수료율이 12.92%로 공시돼 있는 반면 대출상품 신용등급별 평균 수수료율 현황을 보면 5~8등급 구간의 경우 14.61~16.38%로 공시돼 있다.

적용금리대별 회원분포현황에는 14%이상의 금리적용 회원이 무려 55.6%에 달한다.

C회원사의 경우는 더 가관이다. 카드론의 최저금리가 8.09%라고 공시된 반면 대출상품 신용등급별 평균 수수료율 현황은 일괄적으로 7.9%이다.

해당 금융기관들은 담당 직원의 단순한 실수라며 바로 수정을 하는가 하면 알아보겠다고만 할 뿐 지적이 있은 후 열흘이 넘도록 방치하고 있는 금융기관도 있었다.

금융기관들이 소비자들의 권익증진에는 별 관심이 없음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앞서 엉터리 공시가 지적된 여신금융협회뿐이 아니고 금융투자협회를 비롯한 금융업권별 협회의 공시들 중에는 엉터리 공시가 많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담당부서를 통해 관리감독을 철저히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소비자권익보호를 위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지 못했다는 반증이다.

금감원은 12일 저축은행의 대출금리 비교공시 체계를 대폭 개선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국민체감 20대 금융관행 개혁'과제 중의 하나로 금융소비자에 대한 금융정보 제공을 충실화하고 시장에서의 자율적인 감시기능을 제고하고자 공시체계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금감원이 소비자들의 권익향상을 위해 추진했던 비교 공시 정책들이 금감원의 생색내기용일 뿐 전혀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다.

12일 발표한 저축은행의 대출금리 비교 공시 체계 개편도 추후 관리감독을 흐지부지하는 용두사미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금융소비자원 조남희 원장은 이와 관련 “금감원의 생색내기용 단골메뉴가 비교공시 강화정책인데 말만 앞설 뿐 정책발표 후에는 무관심으로 일관한다”며 “각종 변칙·허위공시 등이 남발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은 공시체계의 기준조차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헛발질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아일보] 김흥수 기자 saxofon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