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 관절염, 초기에 잡아라
류마티스 관절염, 초기에 잡아라
  • 이대일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
  • 승인 2015.10.0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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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생물학이 발달하고 면역학이 발달하면서 면역체계가 밝혀지고 그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여러 질환이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자신을 보호하는 면역이 자기 자신을 공격할 때 여러 자가면역질환이 생기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아직까지 ‘왜 자가면역 성향이 생기는지’에 대해선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때문에 병이 생기기 전에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는 류마티스 계통의 면역질환인 류마티스 관절염에도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해 알아보자.

류마티스 관절염은 손과 발 등의 작은 관절에 주로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골관절염(퇴행성 관절염)처럼 관절은 아프지만 염증소견은 흔하지 않은 노인성 관절염에 비해서 붓고, 아프고, 열감이 있고, 움직일 때보다 쉴 때 더 불편한 것이 특징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관절을 싸고 있는 윤활막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자신을 자키고 보호해야 할 면역이 자신의 윤활막을 공격해서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관절을 침범했는지, 어떤 관절을 침범했는지, 얼마나 큰 관절을 침범했는지에 따라 환자가 느끼는 증상의 크기나 장애정도는 다를 수 있다.

발목을 삐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관절 하나에 생긴 약간의 손상에도 생활이 크게 불편해질 수 있다. 하물며 류마티스 관절염은 손가락 작은 마디마디를 움직일 수 없게 되니 얼마나 힘들겠는가. 또한 관절들에 불이 붙은 것 같은 염증이 있으니 통증은 얼마나 또 심하겠는가.

류마티스 환자들은 화장실에 가서 뒤처리를 할 수 없어 곤혹스럽고, 문을 돌릴 수 없어 갇히거나, 젓가락질이 어렵고, 간단한 식사조차 준비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에 몹시 슬퍼하며 우울해한다.

또한, 심한 전신증상이 따라오기도 하고 폐, 심장, 눈 등 장기를 침범하기도 하며, 치료를 미루거나 증상을 방치할 경우에는 관절에 염증이 계속되어 관절이 녹아 내리고 붙어서 관절기능이 없어지기도 한다.

질환의 병태생리적 이유보다 사회문화적인 이유로 류마티스 관절염은 더 많은 고통을 유발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남자보다 여자에게 세 배에서 다섯 배 정도 더 많이 발생하고 소득수준이 낮은 계층에서 더 호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지 않다는 이유로 병원을 찾는 시기가 늦어져 조기진단이 늦어지기도 하고,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드는 치료제를 권유했을 때 부담스러워 하는 경우가 많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발병 후 1년 이내에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관절이 녹아내리기 시작하고 변형이 진행된다.

가능한 조기진단을 하여 관절의 변형을 막는 항류마티스제제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행히 요즘은 혈청 양성 류마티스 관절염(류마티스인자나 항 CCP 항체자 양성인 경우)에는 특례상병이 적용되어 더 나은 치료를 할 수 있도록 국가가 경제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조기진단이 늦어지는 또 다른 장애물은 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한 홍보와 대국민 교육의 부족이다.

최근 류마티스 전반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류마티스 관절염을 단순히 많이 써서 아픈 관절통쯤으로 오인하고 참고 있거나 통증치료만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치료는 약물이 그 근간이 된다. 약물은 크게 통증과 염증을 완화하는 약(부신겉질호르몬,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과 관절의 파괴를 막는 항류마티스제로 나뉜다.

증상을 완화하는 약은 초기에 증량하여 증상을 조절해주고향류마티스제는 약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두세 달이 걸리므로 기다린다.

항류마티스제는 복용하는 약물형태와 주사형태의 생물학적 향류마티스제가 있는데, 최근 새로운 생물학적 향류마티스제가 많이 개발되었고 효과나 부작용 측면에서 만족스러운 편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조기의 염증을 조절했다고 하더라도 향류마티스제제를 지속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증상 없이도 관절의 변형이 진행될 수 있다는 것도 알아두어야 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비록 완치율이 낮은 질환이긴 하나, 질환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약물치료를 자의로 중단하지 않는 등, 치료 목표를 현실성 있게 잡는다면 결코 조절이 힘든 병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