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에 한국어·한국문화 교육 앞장
외국인에 한국어·한국문화 교육 앞장
  • 고윤정 기자
  • 승인 2015.10.05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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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모 인천 서부교육청 기획감사팀장
3년8개월 째 한국어교육 때때론 고충·인생상담도
 

“10월3일 어제는 개천절이었어요. 한국이 태어난 날로 국경일입니다. 10월을 쓸 때는 ‘십(10)월’이지만 읽을 땐 ‘시월’입니다. 자! 따라서 크게 소리내 읽어보세요 ‘시월’.”

김준모 인천 서부교육지원청 기획감사팀장(51)이 지난 4일 오후 2시간 동안 인천외국인력지원센터에서 외국인 근로자, 결혼이민여성, 영어 원어민 교사 등 20여명에게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교육했다.

김준모 팀장은 2012년 2월부터 최근까지 매주 일요일 거의 빠지지 않고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국어교육 봉사를 하고 있다.

인천에는 남동공단·주안공단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가 많다.

외국인 근로자가 한국어 능력시험인 토픽 3급을 취득하면 전문취업자격비자(E-7비자)를 받아 지정된 공장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공장을 선택해 10년 이상 일을 할 수 있다.

또 고국으로 돌아가 한국어교육 강사를 할 자격도 주어진다.

이들 외국인 근로자가 낯선 땅에서 6일 동안 고된 노동을 하고도 일요일에 쉬지 않고 한국어를 배우는 이유다.

물론 한국생활 적응이 우선이다. 한국인과 자유스럽게 의사소통해야 공장 일이나 그외 생활이 훨씬 편하고 능률적이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외국인 근로자와 자연스럽게 친구나 형이 돼 고충상담이나 인생상담도 한다.

그는 “일요일은 쉬거나 경·조사에 가야하지만 이곳에서 외국인 친구나 동생이 나를 기다릴 것이라고 생각하면 빠질 수 없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상당수 외국인 근로자들이 영어가 가능한 점을 활용해 한글을 영어로 번역, 설명해 교육효과를 높이고 있다.

특히 한국어교육을 더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하기 위해 인하대 교육대학원에서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교육’ 과정을 전공해 지난 학기에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한국 사람이라고 누구나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한국어 문법·어휘·철자뿐 아니라 교수법을 익혀야 한다”며 당국에 조속한 한국어교육 제도화의 중요성을 촉구했다.

김 팀장은 퇴직 후 동남아 국가로 진출해 현지 대학에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교육하고 전파할 꿈을 키우고 있다.

[신아일보] 인천/고윤정 기자 yjgo@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