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서 폭우로 산사태… "사망자 300명 넘을 수도"
과테말라서 폭우로 산사태… "사망자 300명 넘을 수도"
  • 신혜영 기자
  • 승인 2015.10.04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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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한 과테말라 수도 과테말라시티 동남부 산타 카타리나 피눌라의 캄브레이에서 2일(현지시간)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AP=연합뉴스

중미의 가난한 나라 과테말라에서 10년 만에 대형 산사태가 또 발생했다.

사고는 과테말라 수도 과테말라시티 외곽에서 지난 1일 밤(현지시간) 폭우로 무너진 토사가 125채의 가옥을 덮치면서 일어났다고 중남미 언론들이 현지 재난당국의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과테말라시티에서 15㎞ 떨어진 산타 카타리나 피눌라 시의 엘 캄브라이라는 마을에서 발생한 이 사고로 3일 밤까지 어린이 3명과 영아 등을 포함해 73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120여 가구가 15∼20m 깊이의 토사에 묻힌 가운데 실종자 300여 명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산사태에 따른 사망자 수가 300여 명에 달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주민들이 대부분 집 안에 있는 한밤중에 집중 호우로 마을 뒷산이 무너져 피해가 더욱 컸다.

구조당국은 이날 날이 어두워지면서 구조작업을 마무리하고 4일 수색을 재개할 예정이다.

하지만 한계 시간인 72시간이 지나면 매몰자의 생존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1800여 명의 소방대원과 경찰, 자원봉사자 등이 수색을 벌였으나 생존자를 찾지 못했다.

또 다시 비가 올 것으로 예보돼 인근 마을 주민 400여 명은 안전지대로 대피한 상태다.

미국과 쿠바 등 일부 국가는 과테말라 정부에 구조대와 구호 물품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한편, 빈민 거주지인 사고 지역은 2009년 정부가 산사태 위험 지역으로 지정해 주민들의 이주를 권고한 바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그러나 원주민이 대부분으로 추정되는 지역민들은 마땅히 이주할 곳도 없어 터전을 고집하면서 생활해왔다.

과테말라에서는 2005년 10월5일 과테말라시티 서쪽 140㎞ 떨어진 파나바흐 마을의 1천가구가 거주하는 곳에 산사태가 발생해 2000명 안팎이 원주민이 사망한 적 있다.

당시 정부는 사고 발생 5일이 지나도록 70여구의 시신만 발굴했을 뿐 나머지는 아예 찾을 엄두를 내지 못하자 위생 문제 등을 이유로 들어 일대를 공동묘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아일보] 신혜영 기자 hysh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