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김무성 안심번호 공천제' 작심비판
靑, '김무성 안심번호 공천제' 작심비판
  • 전민준 기자
  • 승인 2015.09.30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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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왜곡·조직선거·세금공천 등 5가지 우려 제기
▲ ⓒ연합뉴스

청와대는 30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합의한 '안심번호를 활용한 국민공천제'와 관련해 '민심왜곡, 조직선거, 세금공천,현실적 부적합성, 절차적 하자' 등 5가지 이유를 들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 공천룰 문제에 대해 "지금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대해 이런 저런 얘기가 많은데 우려스러운 점이 한두가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첫째는 소위 말해서 '역선택을 차단할 수 있느냐, 민심 왜곡 막을 수 있느냐'는 문제"라며 "잘 알다시피 안심번호가 있다고 하지만 먼저 지지정당 묻고 난 뒤에 하겠다는 얘기 같은데 그럴 경우 역선택, 또는 결과적으로는 민심왜곡을 막을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가장 크다"고 말했다.

이어 "두번째는 통상 전화 여론조사 응답률이 2%도 안된다. 그럴 경우 결국 조직력이 강한 후보한테 유리해지는 것 아니냐"며 "인구수가 적은 선거구의 경우에는 안심번호에 동의한 유권자가 노출되기 쉽고, 얼마든지 조직선거 될 우려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또 "이런 문제를 선관위가 관리하면 그 비용이 굉장히 많이 들 것 같은데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일까하는 점"이라며 "국민공천이라는 대의명분에 대한 공감보다는 어떻게 보면 세금공천이랄까, 이런 비난의 화살이 더커지는 것 아닐지 하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우리가 경험한 바 있지만 전화 여론조사에서의 응답과 현장 투표와는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느냐"며 "아무리 생각해도 그 점 역시 간과하지 않을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마지막 반대 근거로 "이런 저런 중요한 일이 새누리당의 최고위원회라든지 내부적 (논의) 절차없이 이렇게 됐고, 그래서 졸속이라는 비판도 나오는 것으로 아는데 이렇게 합의된 것이 바람직하냐는 (모두) 5가지 우려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당에서 정하는 공천룰에 청와대가 관여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안심번호 공천제가 굉장히 바람직한 것으로 알려지는 것과 관련해 우려할 점을 얘기하는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오픈 프라이머리에 부정적인가라는 질문에는 "이 자리에서 다 말씀을 드리지는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청와대가 새누리당 공천룰 문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의 이같은 비판은 김무성 대표가 기자들에게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는) 단순한 기법상 문제이기 때문에 청와대와 상의할 일도 아니다"라고 말한 직후 나온 것이여서 더욱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청와대의 작심비판이 사실상 김 대표의 오픈프라이머리를 겨냥한 것이어서 박근혜 대통령과 김 대표의 이른바 '박무 전쟁'이 현실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신아일보] 전민준 기자 mjje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