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살인사건' 패터슨, 16년 만에 송환… 혐의부인
'이태원 살인사건' 패터슨, 16년 만에 송환… 혐의부인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5.09.23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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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에드워드 리가 죽였다고 본다… 여기 있다는 사실이 여전히 충격"

▲ ⓒ연합뉴스
'이태원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된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36)이 16년 만에 송환됐다.

패터슨은 23일 오전 4시26분경 미국 로스앤젤레스발 대한항공편을 통해 한국에 입국했다.

1997년 서울 이태원의 한 패스트푸드점 화장실에서 조중필(당시 22세)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패터슨은 1999년 8월 미국으로 도주했다가 이날 한국으로 송환됐다.

하얀 티셔츠와 헐렁한 흰 바지를 입은 그는 창백한 얼굴에 콧수염과 턱수염을 기른 모습이었으며, 다소 초조하고 근심어린 표정이었다.

수갑을 찬 양 손은 옷으로 둘둘 말려 가려져 있었다.

그는 비행기에서도 줄곧 수갑을 차고 있었다. 통상 외국에 3명 가량의 호송팀을 보내지만 법무부는 현지에서 합류한 1명을 포함해 6명으로 호송팀을 가동했다.

그는 이날 '살인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아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에드워드 리가 살인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나는 언제나 그사람이 죽였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어 '희생자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살짝 저은 뒤 "유가족들은 고통을 반복해서 겪어야겠지만 내가 여기 있는 것도 옳지 않다"고 말했다.

패터슨은 "내가 여기 있다는 사실이 여전히 충격이다. 난 지금 (이 분위기에) 압도돼 있다"며 취재진과 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리를 떠났다.

▲ ⓒ연합뉴스
패터슨은 주한 미군 군속의 아들로 한국에 머무르던 1997년 4월 이태원의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대학생 조모(당시 22세) 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유력 용의자로 지목됐으나 1999년 검찰이 출국금지를 연장하지 않은 틈을 타 출국했다.

범행 현장에 같이 있던 에드워드 리는 1999년 2년의 재판 끝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검은 재수사에 나서 2011년 11월 패터슨을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법무부는 미국 당국에 그의 송환을 요청했고 미국 법원에서 이를 받아들여 2012년 10월 송환 결정을 내렸다.

이에 패터슨이 소송을 제기하면서 송환이 지연돼왔지만 결국 최종 패소하면서 국내 송환이 성사됐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