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역사 자동발매기 ‘애물단지’ 전락
철도역사 자동발매기 ‘애물단지’ 전락
  • 김기룡 기자
  • 승인 2015.09.22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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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제역할 못해… 연간 유지보수 비용 2억3000만원 낭비
▲ 승차권 자동발매기

철도역사 인력효율화를 위해 설치한 승차권 자동발매기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수현 의원(충남 공주시)이 22일 한국철도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전국에 설치된 자동발매기는 281대로 1년간 총 834만장을 발매해 1대당 일평균 82건을 발매하는데 그쳤다.

2015년에는 7월까지 279대의 자동발매기가 총 418만장을 발매해 1대당 일평균 73건을 발매했다.

전체 승차권 발매 중 자동발매기가 차지하는 비율도 줄어들고 있다.

자동발매기의 발매 비율은 2010년 13.7%에서 2013년 7.1%로 크게 하락했고 지난해에는 6.9%까지 감소해 활성화 대책 마련이 시급했다.

자동발매기의 발매 비중이 매년 감소하고 있는 이유는 스마트폰의 보급 확대로 코레일톡을 이용한 발매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자동발매기의 대당 설치 가격은 신용전용은 840만원, 현금과 신용 겸용은 1100만원으로 연간 유지보수 비용은 2억3000만원에 달하고 있다.

자동발매기는 1일 141매 이상을 발매해야 제 기능을 수행하는 것인데 청량리역의 자동발매기가 1일 441매로 가장 많았고, 100매 이상 발매하는 역은 7개 역에 불과했다. 1일 20매 이하인 역도 12개에 달해 자동발매기의 설치 효과가 전무하다시피 했다.

반면 한국철도공사는 2014년 12월 발표한 ‘중기 마케팅 실행전략 연구’ 보고서를 통해 역창구 효율화를 위해 직영역 창구를 감축하거나 위탁역으로 전환이 필요하며, 승차권 발매 체계를 스마트폰앱, 홈티켓, 자동발매기 위주로 개편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더욱이 역창구를 자동발매기 위주로 개편 시 역창구 이용객의 18.6%가 이탈할 것으로 예상하며 역창구를 줄이거나 위탁역 창구로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자동발매기 활성화를 위해 역창구를 줄여 강제로 이용객을 늘리는 것이 수익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박수현 의원은 “한국철도공사가 역창구 효율화를 위해 도입한 자동발매기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어 효율화는커녕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며 “자동발매기를 활성화한답시고 엉뚱하게 역창구를 줄이기보다는 공공성을 해치지 않는 방향에서 활성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신아일보] 김기룡 기자 press@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