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계 고장나면 달려가는 ‘서가이버’ 서수현씨
농기계 고장나면 달려가는 ‘서가이버’ 서수현씨
  • 박재연 기자
  • 승인 2015.09.17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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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증 20개 가진 ‘기술천사’
비상한 손재주로 25년 봉사

“자주 쓰는 볼트는 금방 풀고 잠글 수 있지만 오래 안 쓰면 녹슬어서 안 움직이잖아요. 기술도 마찬가지예요. 기술을 가졌으니 남을 위해 써먹는 거죠.”

충북 충주시 금가면사무소에서 청소차를 운전하는 서수현씨(58·사진)는 지역민들 사이에서 ‘서가이버’, ‘기술 천사’로 통한다.

농기계가 고장 났을 때 도움을 청하면 기꺼이 달려와 척척 고쳐서 새 것처럼 만들어준다. 수리비는 한 푼도 안 받는다.

서 씨의 선행은 1990년 충주시청 기능직 공무원이 되면서 시작됐다.

농민들을 도우려고 일부러 일선 면사무소 근무를 자청했다. 가금면(현 중앙탑면), 대소원면, 수안보면, 금가면 등 가는 곳마다 어김없이 손재주를 발휘했다. 갑자기 기계가 고장 나 발을 동동 구르는 농민들을 위해 논으로, 밭으로 달려갔다.

비상한 손재주를 가진 서 씨가 주위에서 큰 사랑을 받는 이유는 따로 있다. 따뜻한 마음으로 세심한 부분까지 배려하고 보살피기 때문이다. 부품 교체에 큰돈이 들지 않는 이상 무료로 봉사한다.

정년을 2년 남긴 그는 퇴직 후에도 형편이 어려운 농민과 노인을 위해 봉사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넉넉한 웃음을 지었다.

“어렵게 사는 시골 분들을 보면 부모님 생각이 나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요. 제 손가락 하나 까딱하면 그분들 얼굴에 웃음을 안겨줄 수 있는데 어떻게 그냥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