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한국유물 지킴이’ 김영자씨
독일의 ‘한국유물 지킴이’ 김영자씨
  • 박재연 기자
  • 승인 2015.09.14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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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지속적인 관심·지원 절실하다”
수도원 박물관 내 한국관 큐레이터역
다음달 18일 한국관 2년만에 재개관
▲ 독일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 선교박물관의 한국관 큐레이터 역할을 하는 김영자 레겐스부르크대 박사(76)가 다음달 18일 재개관을 앞둔 한국관 전시물 준비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조선에 들어와 선교하다가 분단 과정에서 북한 당국의 종교탄압으로 순교한 독일인 수도자들을 생각하면 제가 하는 일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독일 바이에른주에 있는 성 베네딕도회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 선교박물관의 한국관 큐레이터 역할을 하는 김영자씨(76·레겐스부르크대 박사)는 겸양의 태도를 잃지 않았다.

상트 오틸리엔 (총)수도원은 조선이 일제 강점기로 들어가는 20세기 초반부터 백동(지금의 혜화동)수도원을 지으면서 조선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당시 한반도의 민속문화와 운명에 큰 관심을 가졌던 노르베르트 베버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 총원장은 조선의 많은 물품을 모아 수도원으로 가져온 것으로 유명하다.

중세 고도의 문화유산을 간직한 레겐스부르크에서 만난 김 박사는 당장 다음달 18일로 예정된 한국관 재개관을 걱정했다.

“2012년부터 바이에른주 문화재청과 유럽연합(EU) 지원금을 받아 박물관 내부에 엘리베이터를 들이고 전시관을 재단장했어요. 2년 이상이 걸렸습니다. 마무리가 잘 되어야 할 텐데 말이죠.”

지난 11일(현지시간) 오후 김 박사와 함께 자동차를 타고 두 시간을 달려가 뮌헨에서 40여㎞ 거리의 에레징(Eresing)이라는 시골 마을에 있는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을 찾았다.

재개관 전 박물관, 그 중에서도 한국관은 김 박사의 손길이 닿아 막바지 정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그는 전시관을 안내하면서 물품 하나하나를 설명하는 가운데 “한국관 면적이 아프리카 무기류 전시물에 일부 공간을 내줘 오히려 조금 줄었다”며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