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주택담보대출 전월대비 9배 폭증
8월 주택담보대출 전월대비 9배 폭증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5.08.3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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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가계부채 관리방안 시행 앞두고 수요 폭발한 듯
▲ 서울의 한 시중은행 창구 모습.ⓒ연합뉴스

정부가 가계부채 감소를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는 '가계부채종합대책'을 발표하자 오히려 가계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번 달 국내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지난달보다 무려 9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농협, 우리 등 국내 5대 시중은행의 지난 27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총 294조114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7월 말 289조6387억원보다 4조4761억원 늘어난 수치로, 지난달 증가액 5018억원의 9배 수준이다.

이처럼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낸 것은 내년 1월 가계대출 심사를 강화하는 내용의 가계부채 관리방안 시행을 앞두고 대출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3월말 291조959억원이던 5대 은행의 주택대출 잔액은 4월말 297조2807억원으로 6조1848억원이나 증가했다.

하지만 안심전환대출 출시 이후인 5월말 잔액은 297조5228억원으로 전달에 비해 2421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증가폭이 무려 25분의 1로 낮아졌다.

지난 6월에는 주택대출 잔액이 289조1369억원으로 전달인 5월말에 비해 8조4000억원 가량 줄어들기도 했다.

하지만 가계부채대책이 발표된 7월말 주택대출 잔액은 289조6387억원으로 전달에 비해 5018억원 늘었다.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에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을 줄이기는 커녕 가계부채를 오히려 키웠다는 비판이 흘러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2분기 중 가계신용'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130조5000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130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한국은행이 가계신용 통계를 편제하기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 1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198조3천억원)과 비교해 32조2000억원(2.9%)이나 늘어난 것이다.

2분기 동안 늘어난 액수는 1분기 증가액(13조원)의 2.5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에 해당하는 분기별 증가폭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계부채대책이 본격 시행되는 내년 1월 이전에 거치식 주택대출을 받으려는 고객들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 종합대책을 내놨지만 부채 증가속도를 줄일 수 있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강화 같은 핵심규제가 빠져 있어 실효성에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