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힌 지갑 열릴까… 개별소비세 오늘부터 인하
닫힌 지갑 열릴까… 개별소비세 오늘부터 인하
  • 전민준 기자
  • 승인 2015.08.27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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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내 대형마트 가전매장 모습 ⓒ연합뉴스

오늘부터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승용차와 대형가전제품에 붙는 개별소비세가 대폭 인하된다.

정부는 지난 26일 최경환 부총리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소비 활성화를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

개별소비세란 소위 사치세로 불리는 것으로 가구, 카메라, 시계, 녹용, 향수, 대용량 가전제품 등에 부과되는 세금이다.

이에 따라 이른바 '사치품'에 대한 과세 기준가격이 상향된다. 사진기, 시계, 가방, 모피, 융단, 보석, 귀금속 등에 대해 당초 200만원 초과 금액의 20%를 부과하던 것에서 500만원 초과로 기준가격이 변경된다.

자동차는 공장도가격에 붙는 개별소비세가 떨어지면 교육세(개별소비세의 30%), 부가가치세(개별소비세와 교육세 합계액의 10%) 인하 효과도 볼 수 있다.

차종별로 보면 기아차 K3 1.6 디럭스의 경우 총 100만8000원의 세금 가운데 30만2000원이 깎인다. 현대차 그랜저 2.4 모던은 194만원 중 58만2000원이 인하된다.

싼타페 2.2 프리미엄에 붙는 세금(200만2000원)은 60만7000원 떨어진다.

1억원이 넘는 고가 차량은 세금 인하 효과가 100만원대로 커진다.

전력 소비량이 많은 대용량 가전제품의 출고 또는 수입가격에 붙는 개별소비세도 5%에서 3.5%로 낮아진다. 자동차와 비교해선 인하액이 그리 크지 않다.

에어컨(월 소비전력 370㎾h 이상)은 2만9000원, 세탁기(1회 세탁 소비전력 720Wh 이상)는 2만1000원 세금 부담을 덜 수 있다. 냉장고(월 소비전력 40㎾h 이상)에 붙는 세금은 6만7000원 줄어든다.

정격 소비전력 300W 이상 TV는 세금이 29만9000원에서 20만9000원으로 9만원 줄어 세금 인하 효과가 가장 크다.

내년부터 개별소비세 대상 품목에서 제외되는 향수·녹용·로열젤리 개별소비세도 연말까지 7%에서 4.9%로 인하된다. 내년으로 소비를 미루는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정은보 기재부 차관보는 이번 대책에 대해 “메르스 여파로 외국 관광객이 줄어드는 등의 타격이 있었고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도 병행 촉진시킬 필요가 있다는 취지에서 대책을 내놨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의 이번 개소세 인하 카드로 오히려 재정악화가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해마다 천문학적인 재정적자가 발생하고 있어 이번 개소세 인하로 세수가 감소해 재정악화가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도 이번 개소세 인하로 세수가 1200억∼13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소비가 늘면 세수 감소분을 충분히 보충할 수 있다는 것이 증부의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소비자 구매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근본대책이 아닌 세금인하 등 단기처방에 그쳐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신아일보] 전민준 기자 mjje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