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접촉서 당국회담 정례화·체계화 공감
남북, 고위급접촉서 당국회담 정례화·체계화 공감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5.08.2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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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적인 사태 발생하면 확성기 방송 언제든 재개"
▲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오른쪽)과 북측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이 25일 오전 판문점에서 '무박4일' 마라톤 협상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남북이 25일 극적 합의를 이룬 판문점 고위급접촉에서 관계개선을 위한 당국 회담의 정례화 및 체계화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남북관계 전망에 대해 "이제 시작됐고 출발이라고 생각한다"며 "(남북 당국간) 대화를 정례화, 체계화하겠다고 (공동보도문의) 1번에서 얘기했다"고 밝혔다.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 공동보도문'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당국회담을 서울 또는 평양에서 이른 시일 내에 개최해 여러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진행한다는 내용을 첫 번째 합의사항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 당국자는 "남북 당국 간 회담을 정례화하고 체계화해 나갈 것"이라며 남북고위급접촉에서 당국 대화의 정례화, 체계화에 대한 공감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노무현 정부 때까지는 총리급 회담 밑으로 통일부와 국방부 등의 장관급 회담과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가 진행되는 등 남북 회담 체계가 가동됐지만,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로는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회담 체계가 무너졌다.

남북이 회담 체계화의 복원에 나서게 되면 과거처럼 총리급 회담의 산하 개념으로 장관급 회담을 두거나 이번에 판문점 남북고위급접촉 합의를 이끌어낸 '2+2'(南 국가안보실장·통일부장관-北 군 총정치국장·당 비서) 채널이 상위에 있고 장관급 혹은 분야별 회담이 가동하는 구조가 될 가능성이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지뢰도발 유감 표명과 관련해서는 "시인과 사과, 재발방지는 관철된 것으로 본다"며 "시인, 사과의 주체를 북한으로 명시한 경우는 1996년 강릉 잠수함침투사건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측은 '이번 건(지뢰도발)에 대해 유감 표명을 한다면 어느 정도로 해줘야 하느냐'고 물었다"며 북한의 도발 시인 여부가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일축했다.

이 당국자는 책임자 처벌에 대해서는 "명확히 되지 않았다"며 한계를 인정하기도 했다.

그는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 모든 확성기 방송을 중단한다'는 합의사항에 대해서는 "북측이 아니라 우리가 (비정상적인 사태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비정상적이라고 판단되면 우리는 언제든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은 협상과정에서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를 거론했지만 지난 17일 시작한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에 대한 중단 요구는 없었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5·24 대북제재 조치에 대한 얘기도 전혀 없었다"며 "북한 핵 문제도 명시적으로 얘기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북측은 '남북관계에 지금까지 안 좋은 일이 많이 있었는데 그런 것을 다 들춰서 잘못을 따지고 논쟁하는 것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잘할 것이냐에 집중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며 속된 말로 '과거를 묻지 마세요'라는 태도였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측은 '그렇게 어물쩍 얘기할 수는 없다'면서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은 목함지뢰 건에 대해 분명히 정리해야 다음 얘기를 할 수 있다'고 북측을 압박했다"고 말했다.

이번 협상에 임하는 북측의 태도는 진지하고 솔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국자는 "북측의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 모두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 온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며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군사적으로 대치된 판문점 남측 지역에 왔다는 것 자체가 뭘 의미하는지 남측이 잘 이해해야 하지 않느냐며 자신들은 매우 큰 결심을 하고 문제를 풀고자 여기까지 왔다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신아일보] 온라인뉴스팀 web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