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자유시장 명물된 ‘자유카페’
충주 자유시장 명물된 ‘자유카페’
  • 박재연 기자
  • 승인 2015.08.25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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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원짜리 커피 마시며 신청곡 감상

박혜영씨, DJ·선곡·엔지니어 1인 3역

“전통시장에서 장도 보고 디스크자키(DJ)가 들려주는 정겨운 음악도 감상하세요.”

충북 충주시의 대표적 전통시장인 자유시장에는 명물 카페가 있다.

자유시장 상인회가 운영하는 ‘자유카페’다. 이 카페는 시장을 찾는 시민의 쉼터이자 사랑방이다.

자유카페는 골목상권의 생존을 위협하는 대형마트의 공세에 맞설 길을 찾아보자는 상인들의 바람으로 2013년 9월 문을 열었다.

전통시장의 케케묵은 이미지를 털어내고 시장을 찾아주는 고마운 손님에게 휴식과 즐거움을 주자는 취지에서다.

DJ 부스까지 갖춘 자유카페는 바로 옆의 미니 찜질방과 함께 자유시장의 ‘종합 편의시설’ 노릇을 톡톡히 한다.

장날이면 말 그대로 장이 선다. 하루 300여명이 찾아 차를 마시며 음악을 감상한다. 오랜만에 만나는 이웃들과 이야기꽃도 피우는 소통의 공간이다.

착한 가격에서도 정이 듬뿍 묻어난다. 커피는 500원, 제일 비싼 생과일주스도 2000원이다. 찜질방 입장료도 2000원이다.

자유카페의 이런 인기 뒤에는 선곡, 음향 엔지니어까지 1인3역을 도맡아 하는 DJ 박혜영씨(45)가 있다. 40여년 동안 시장에서 여성복 가게를 해 온 어머니를 돕다 DJ로 ‘발탁’됐다.

두 자녀를 둔 박씨는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오후 2∼4시 마이크 앞에 앉아 신청곡을 틀어주고 건강상식, 시장소식 등 유용한 생활 정보를 알려준다.

자유시장뿐 아니라 인접한 공설시장에까지 낭랑한 목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적지 않은 팬도 생겼다. 박 씨는 이제 단골손님들의 얼굴만 봐도 신청곡을 알 수 있을 정도가 됐다.

박 씨는 “온갖 사연을 받아 신청곡을 틀어주다 보면 행복이란 게 따로 없다는 생각을 한다”며 “시장에 오시면 저렴하게 쇼핑도 하고 정겨움과 추억도 맛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