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산가족 상봉 '급물살'…정례화도 추진
추석 이산가족 상봉 '급물살'…정례화도 추진
  • 박재연 기자
  • 승인 2015.08.25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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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 실무접촉 준비 착수… 내달 초 상봉 날짜 등 논의
▲ 25일 오전 서울 중구 소파로 대한적십자사 본사 남북교류팀에서 직원들이 분주히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남북이 25일 판문점 고위 당국자 접촉에서 이산가족 상봉 재개에 합의하면서 다음달 추석에 이산가족들이 만날 가능성이 커졌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발표한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 공동보도문에는 남북이 올해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고, 앞으로 계속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남북은 이를 위한 적십자 실무 접촉을 다음달 초에 가지기로 했다.

이에 따라 대한적십자사(한적)는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태스크 포스를 곧바로 구성, 실무작업에 착수했다.

한적은 적십자 실무회담을 북측에 제의, 9월 초에 만나 상봉 날짜와 방법, 상봉자 수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은 통상 한적의 국장급 또는 팀장급이 수석대표로 나서는데, 김성근 한적 국제남북국 국장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남북 실무접촉에서 합의한 내용을 토대로 한적은 상봉 대상자 선정 작업에 들어간다.

이를 위해 한적은 외부인사를 포함해 모두 7명으로 이뤄진 인선위원회를 구성, 자체 선정 기준을 마련한다.

한적은 정해진 기준에 따라 이산가족 찾기 신청자 중 생존자를 대상으로 무작위 컴퓨터 추첨을 통해 상봉 인원의 5배수 가량을 먼저 뽑는다.

여기서 상봉 의사와 건강상태 등 확인을 거쳐 상봉 후보자를 2배수로 압축, 북측과 생사확인 의뢰서를 교환한다.

남북이 생사확인 결과를 주고받으면 생존자 중에서 최종 대상자를 선정, 명단을 맞바꾼다.

선정된 남측 이산가족들은 상봉 하루 전날 방북교육을 받고 이튿날 만남 장소로 가게 된다.

통상 적십자 실무 접촉으로부터 상봉 성사까지 한 달 정도 시간이 걸리는 점으로 미뤄볼 때 추석 이후에 상봉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관례로 볼 때 상봉 행사는 총 6일간 2박3일씩 1, 2차로 나뉘어 금강산에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일부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따르면 1988년부터 올해 7월 31일까지 이산가족으로 등록된 국내외 인사는 12만9698명이다.

이중 올해 6월 말까지 사망 사실이 확인된 사람은 6만3406명(48.9%)이다. 전체 이산가족 등록자 수의 절반에 가까운 인원이 이미 세상을 떠난 것이다.

생존자 6만6292명 중 절반 이상인 3만5997명(54.3%)도 80세 이상의 고령자로 상봉이 시급한 상황이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지난 1985년 남북한 고향방문단이 서울과 평양을 교환 방문한 이후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2000년 이후 매년 한차례 꼴로 열리던 상봉은 남북관계 경색에 따라 2010년 제18차 상봉 이후 성사가 어려워졌다.

이후 박근혜 정부 들어 양측의 의견 마찰에 따른 진통 끝에 지난해 2월 금강산에서 상봉 행사가 한차례 열린 뒤에는 다시 기약 없이 중단됐다가 이번에 다시 재개의 물꼬를 튼 것이다.

김성근 국장은 "구체적인 상봉 시기는 실무접촉에서 결정된다"면서 "추석 전이 될 수도 있고, 추석 후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남북이 '앞으로 (상봉을) 계속하겠다'는 내용을 공동보도문에 담은 만큼,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일회성'을 넘어 정례화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신아일보] 박재연 기자 jy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