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 접촉 재개… '한반도 긴장완화' 핵심 현안
남북 고위급 접촉 재개… '한반도 긴장완화' 핵심 현안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5.08.2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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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DMZ 목함지뢰 도발' 부인 vs 南 '주체가 분명한 사과' 요구
이산가족 상봉·금강산관광·5·24 조치 등도 논의 가능성
▲ 북한의 서부전선 포격도발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22일 오후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 접촉 시작에 앞서 참석자들이 악수를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시계반대방향)김관진 국가안보 실장, 홍용표 통일부 장관, 김양건 노동당 비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사진=통일부)

10시간에 가까운 밤샘 마라톤 협상에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남북 고위급 접촉이 23일 오후 3시30분께 판문점 우리 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재개됐다.

이날 남북 고위급 접촉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우리측에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북한측에서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 김양건 조선노동당 비서가 참석했다.

앞서 남북 대표단은 지난 22일 오후 6시30분께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접촉을 시작해 10시간 가까이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우리측은 DMZ 목함지뢰 도발과 서부전선 포격 도발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등을 요구하고, 북측은 우리 군이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을 계기로 대북 심리전의 일환으로 재개한 대북 확성기 방송의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북측은 목함지뢰 도발 등이 자신의 소행이 아니라고 부인한 반면 우리측은 '주체가 분명한 사과'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새벽 브리핑에서 "이번 접촉에서 쌍방은 최근 조성된 사태의 해결방안과 앞으로의 남북관계 발전방안에 대해 폭넓게 협의했다"면서 "남북은 새벽 4시15분에 정회했으며 쌍방의 입장을 검토한 뒤 23일 오후 3시부터 다시 접촉을 재개해 상호 입장 차이에 대해 계속 조율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민 대변인이 '남북관계 발전방안에 대한 폭넓은 협의'를 언급한 만큼 이산가족 상봉과 5·24조치 해제, 을지프리덤가디언 한미합동군사연습, 금강산관광 등 여러 현안들이 다뤄졌을 가능성도 점쳐졌다.

당초 청와대는 이날 접촉이 오후 3시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예고했었으나, 실제로는 이보다 30분 뒤인 3시30분부터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북한이 광복절인 지난 15일부터 우리 표준시보다 30분 늦은 '평양시'를 독자적인 표준시로 적용키로 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최근 한반도 긴장 상황에 대한 현격한 견해차를 보였지만,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데 공감하고 이날 회담을 재개했다.

남북은 지난 회담에서 양측이 제기한 입장과 제안 등에 대한 검토과정을 거쳐 접점 찾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협상에서 결과가 도출되면 김 실장이 청와대로 돌아와 언론 브리핑을 할 예정이다. 다만 전날과 마찬가지로 이견을 좁히지 못해 또 다시 정회를 선언하고 재접촉을 모색하거나 아예 협상 결렬이 선언돼 남북대치가 한층 격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남북간 군사적 위기 해소를 위한 고위급접촉이 재개된 가운데 북한의 잠수함 수십 척이 동·서해 기지를 이탈해 위치가 식별되지 않아 우리 군이 탐지전력을 증강해 추적에 나서는 등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은 여전히 팽팽한 상황이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