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톈진항 독성가스 검출… "심정지 일으킬 수준"
중국 톈진항 독성가스 검출… "심정지 일으킬 수준"
  • 신혜영 기자
  • 승인 2015.08.19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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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면서 2차 피해 우려… 공안소방국 "위험 화학품 3000t 보관"
▲ 폭발로 불에탄 자동차. (사진=차이나데일리)

중국 톈진(天津) 폭발사고 현장에서 흡입하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독성가스가 검출됐다고 중국 언론이 19일 보도했다.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베이징소방총대는 텐진항 폭발사고 닷새째인 지난 16일 현장 조사에서 측정가능한 최고치 수준의 유독성 기체가 검측됐다고 공개했다.

측정지점은 사고현장에서 500m 지점이다.

특히 차량 접근이 어려워 산소공급기 등 장비를 갖추고 도보로 진입하는 과정에서도 측정기에서 계속 경고음이 나왔다고 베이징 소방총대 관계자는 전했다.

베이징화공대학 국가신(新)위험화학품 평가·사고감정실험실의 먼바오(門寶) 박사는 "시안화나트륨의 독성이 강해 피부 접촉만으로도 상처를 입을 수 있고 흡입하거나 잘못 먹게되면 몇 ㎎만으로도 죽음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먼 박사는 또 "폭발지점 반경 100m이내의 지역에서 이뤄진 공기 측정에서 시안화나트륨 외에 신경성 독가스도 검출됐다"면서 "다양한 위험 화학품이 폭발과정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유독성 기체를 방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신경성 독가스는 흡입하면 호흡기, 심장 기능정지로 죽음에 이를 수 있다"며 "고현장의 위험 화학품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뉴웨광(牛躍光) 톈진시 공안소방국 부국장은 현장에 "40종류의 위험 화학품이 보관돼 있다"면서 "현재 파악하고 있는 바로는 폭약의 일종인 질산암모늄, 질산칼륨 등이 다량으로 보관돼 있다"고 말했다.

질산암모늄과 질산칼륨은 각각 800t과 500t가량이며 여기에 시안화나트륨을 더하면 2000t을 넘어서는 규모라고 뉴 부국장은 설명했다.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시안화나트륨의 위험성에 대해 7방울만으로 70㎏의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다면서 작은 공기방울 상태로도 바람을 타고 공기중에 확산될 수 있다고 밝혔다.

▲ 초대형 폭발사고 현장인 중국 톈진(天津)에 비가 내리면서 빗물 속에 거품이 목격되고 있다.톈진항 사고현장에 유출된 맹독성 시안화나트륨이 물을 만나 시안화수소로 바뀌면 대기환경에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사진=재경망)
이런 가운데 톈진에 18일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맹독성 물질인 시안화나트륨의 기화로 인한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시안화나트륨은 물과 만나면 독가스 성분인 시안화수소가 생성된다.

비가 내리면서 사고 지점 반경 3㎞ 밖 도로에서도 백색 거품을 일으키는 빗물 흐름(사진)이 목격되고 있다.

중국 재경망은 톈진항 사고현장에 유출된 맹독성 시안화나트륨이 물을 만나 시안화수소로 바뀌면 산성을 띤 기체로 변해 대기환경에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또 현장 부근의 오염물이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톈진시 환경당국은 사고지점에서 반경 100m 이내의 핵심구역은 흙, 자갈, 모래 등으로 담을 만들어 오염물이 외부 혹은 바다로 유입되는 것을 막고 있어 외부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불안은 증폭되고 있다.

톈진시 당국과 국가해양국은 사고지역 주변과 인근 해역에서 표본조사를 한 결과 미량의 시안화나트륨과 휘발성 페놀 등이 검출됐지만,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아 인체에 무해한 수준이라고 밝히며 주민들을 안심시켰다.

전문가들은 사고발생 2주간은 외부활동을 자제해야하며 외출시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조언했다. 또  비가 올 경우 시민들이 현장 부근에서 활동을 삼가고 어떻게 해서든 비를 맞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아일보] 신혜영 기자 hysh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