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서 소규모 폭발… 총리 "사상 최악 테러" 규정
태국서 소규모 폭발… 총리 "사상 최악 테러" 규정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5.08.18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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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 테러' 사망 21~22명·부상 120명으로 늘어 공포감 확산

▲ 17일(현지시각) 태국 방콕 에라완 사원 부근 번화가인 라차프라송 교차로 근처에서 경찰이 폭발사건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사건 현장에 오토바이가 나뒹굴고 있다. ⓒAP/연합뉴스
태국 방콕 도심에서 벌어진 폭탄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가 18일 외국인 9명을 포함해 21~22명으로 늘고 부상자는 120여 명에 달했다.

아직 누구의 소행인지 확인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태국 정부는 관광산업을 위축시키기 위해 외국인 등 관광객을 노린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18일 괴한 1명이 방콕 시내 짜오프라야 강변 운하의 물속으로 소형 폭탄을 투척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폭탄이 수중에서 터지는 바람에 사상자는 없었다.

하지만, 폭발 현장 주변을 지나던 시민들이 혼비백산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려져 공포감을 더해주고 있다.

현지 언론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방콕 도심 관광 명소인 에라완 사원 근처에서 발생한 폭탄 폭발로 현재까지 21~22명이 사망하고, 123명이 부상했다.

프라윳 찬-오차 총리는 이번 테러에 대해 "무고한 생명들을 겨냥했기 때문에 태국 사상 최악의 공격"이라고 규정하고 18일 내각 구성원, 안보관련 기관 관계자들과 '워룸'(war room·전쟁상황실) 회의를 열었다.

그는 폭발 현장에서 가까운 지점에 설치된 폐쇄회로TV(CC-TV)에서 용의자로 보이는 1명을 포착해 추적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이 인물이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지지 세력의 근거 지역인 북동부 지방 출신 "반정부 인사"라고 주장했다.

그는 워룸 회의가 끝나고 나서 이번 공격의 동기에 대해 "국내 정치와 국제 갈등, 두 가지에서 비롯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솜욧 뿜빤모엉 경찰청장은 에라완 사원 근처 의자에 설치된 TNT 3㎏의 사제 파이프 폭탄이 터졌으며, 이 폭탄의 파괴력이 반경 40m에 미쳤다고 발표했다.

솜욧 경찰청장은 "사망자가 30명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저녁 7시에 사원이 붐빈다는 것을 알고 다수의 사망자를 노려 폭탄을 설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공격의 배후로 반군부 세력을 포함해 어떤 단체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여기에는 최근 태국이 중국으로 강제 추방해 국제적 파문을 일으킨 위구르족 관련 단체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사망자 가운데는 중국인 2명, 홍콩인 2명, 말레이시아인 2명, 싱가포르인 1명 등 외국인 9명이 포함됐다. 태국인 5명도 숨졌으며, 나머지 사망자들의 국적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은 한국인 부상자가 있는지 현장 근처 병원, 현지 경찰 등을 상대로 계속 확인하고 있다.

이번 폭탄 공격은 최근 방콕에서 발생한 것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로, 아직 어떤 단체의 소행인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웨라촌 수콘다빠티빡 정부 대변인은 "아직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자처하는 단체가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쁘라윗 왕수완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이번 공격이 관광지 근처에서 발생한 점을 미뤄볼 때 경제와 관광산업에 타격을 가하려는 자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태국 남부지역에서 이슬람 분리주의자들이 독립과 분리를 요구하며 연일 게릴라식 소규모 테러를 벌이고 있으나 군 관계자는 "이번 공격은 남부 분리주의자들 전술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방콕에서는 이슬람 테러가 드물지만 반정부 시위 등 정치 불안이 잦아 도심에서 과거 폭탄 테러가 적지 않게 일어났다.

태국은 지난해 상반기에 약 반년 동안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자 당시 육군 사령관이었던 프라윳 현 총리가 같은 해 5월 쿠데타를 일으켜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여동생인 잉락 친나왓 전 총리 정부를 몰아내고 집권했다.

당시 방콕 시내 곳곳에서 소규모 폭탄 테러가 발생했으며, 올해 2월에도 중심가 대형 쇼핑몰 근처에서 폭탄 2개가 터졌다.

이번 폭탄 폭발은 지난해 쿠데타 후 처음으로 발생한 대규모 공격에 해당한다.

에라완 사원이 위치한 라차프라송 교차로 일대는 정치적 시위가 자주 발생했던 곳으로, 지난 2010년에는 탁신 전 총리를 지지하는 이른바 '레드셔츠' 시위대가 장기간 시위를 벌였으며, 이를 진압하던 과정에서 90여 명이 숨지고 1천700여 명이 다쳤다.

미국, 유럽연합(EU) 등은 이번 폭탄 공격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으며, 미국은 이번 사건이 이슬람 단체의 테러인지 여부는 속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태국 정부는 방콕 시내 주요 지점과 관광지 등에 경비를 강화했으며, 이날 방콕시내 438개 학교가 임시 휴교에 들어갔다. 정부는 아울러 국민에게 혼란에 빠지지 말고 일상생활을 유지할 것을 당부했다.

[신아일보] 온라인뉴스팀 web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