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이희호 여사 방북 당일 대화제의 서한 발신 시도
정부, 이희호 여사 방북 당일 대화제의 서한 발신 시도
  • 박재연 기자
  • 승인 2015.08.1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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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접수 거부해 불발… 부적절 지적에 "경원선 기공식 직후에 보내려"

▲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5일 오전 북한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도착해 맹경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의 영접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방북 당일인 5일 북측에 당국 간 대화를 제의하는 서한을 보내려고 했던 것으로 10일 전해졌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5일 북측 통일전선부장에게 통일부 장관 명의의 서한으로 당국 간 대화를 제의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그러나 북한은 상부로부터 지시받은 사항이 없다면서 오늘 오전까지 우리 측 서한 자체를 수령하지 않고있다"고 말했다.

이어 "충분한 검토 시간을 주었음에도 이를 접수조차 않은 것은 북한이 남북관계에 대한 초보적인 예의조차 없는 것으로 유감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북한이 남북대화를 통해 현안을 해결하고 남북관계를 개선해 나갈 의지와 진정성이 있는지를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이 여사의 방북 당일 북측에 대화제의 서한을 보내려고 한 것은 이 여사의 방북은 개인자격으로 한정하고 정부 차원의 남북 대화를 재개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에 북측은 우리 정부의 대화제의 의도가 이 여사의 방북 의미를 퇴색시킬 수 있다고 보고 서한 수령을 거부했을 수도 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5~8일 방북한 이 여사 측에 우리 측의 대화제의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중평화센터의 한 관계자는 "방북 다음날인 6일 정부의 대화제의 사실을 알게 돼 당혹스러웠다"며 "일을 어렵게 만들었다"면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정 대변인은 이 여사 방북 당일 대화제의를 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에 대해 "경원선 복원 공사 기공식 바로 직후에 보내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답했다.

[신아일보] 박재연 기자 jy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