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 자영업자 '날개없는 추락'
영세 자영업자 '날개없는 추락'
  • 박재연 기자
  • 승인 2015.08.0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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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진으로 폐업 속출… 상반기 10만 7000곳 폐업
▲ 9일 통계청에 따르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올해 상반기 기준 397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08만2천명)보다 10만7000명 줄었다. 사진은 이날 서울시내 한 폐업으로 문 닫은 상점. ⓒ연합뉴스

위기의 영세자영업자(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 영세자영업자 수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와 경기 부진으로2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반면, 상대적으로 사업 규모가 큰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수는 증가세를 유지했다.

9일 통계청에 따르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올해 상반기 기준 397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08만2000명)보다 10만7000명 줄었다.

이는 1995년 상반기의 397만1000명 이후 20년 만에 최저치다.

영세자영업자는 진입 장벽이 낮은 도소매, 음식숙박업에 몰려있다. 이들간 자체 경쟁이 과열되고 대형할인점 등에 밀리며 폐업이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는 메르스, 경기 부진으로 매출이 떨어져 어려움이 더 커졌다.

6월 소매판매 감소폭(3.7%)은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작년 4월(0.8%)의 4.6배 수준이었다.

가뭄과 기초연금제도 도입 등으로 농업 종사자가 상반기 10만명 넘게 줄어든 것도 영세자영업자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영세자영업자와 달리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상반기 159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3만명)보다 6만5000명 늘었다. 2013년 상반기(151만9000명) 이후 2년 연속 증가세다.

영세자영업자 감소폭이 커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상반기 취업자 2568만명 중 자영업자는 557만명으로 전체의 21.7%를 차지했다. 작년 상반기에는 22.1%였다.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이어지자 정부는 과당 경쟁을 줄이는 데 중점을 둔 정책을 펴기로 했다.

정부는 우선 지역·업종별 '자영업 과밀지수'를 담은 상권정보시스템을 올해 안에 내놓을 계획이다. 자영업자들의 전직을 지원하는 '희망리턴 패키지'도 활성화할 방침이다.

중소기업청은 최대 60만원까지 지원하던 자영업자 전직 지원금을 지난달부터 75만원으로 늘렸다.

[신아일보] 박재연 기자 jy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