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인당 GDP, 금융위기 이후 첫 역성장 가능성
올해 1인당 GDP, 금융위기 이후 첫 역성장 가능성
  • 전민준 기자
  • 승인 2015.07.2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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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硏, 한국 올해 GDP 2만7600달러… 전년比 500달러↓
▲ /달러 환율 3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24일 오후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경기 부진과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것으로 올해 GDP 3만달러 달성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LG경제연구원은 27일 '2015년 하반기 경제전망, 연간 경제성장률 2%중반으로 둔화' 보고서를 통해 국내 GDP는 올해 2만7600달러를 기록, 지난해 2만8100달러에 비해 500달러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 2.6%와 원/달러 평균환율 1109원, GDP디플레이터 증가율 1.5% 등을 가정한 것이다.

1인당 GDP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환율 등이다.

1인당 GDP는 2006년 2만달러에 진입한 이후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1만8346억달러로 감소했다. 하지만 2010년부터 5년 연속 상승하며 지난해 2만7963억6000만달러를 기록, 1~2년 이내에 3만 달러 시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둔화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하반기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달러강세가 진행되면서 3만 달러 도달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

LG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올들어 원화의 실질환율이 4.6%절상돼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고용 역시 뚜렷한 둔화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상승률이 0%대를 기록하며 수출과 메르스 충격으로 성장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올해 정책금리의 추가 인하 가능성도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이 저성장의 늪에 빠지면서 1인당 국민소득이 2023년에야 4만달러를 넘길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대로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9%로 하락하면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에서 4만달러를 달성하는 데 17년이 걸릴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국은행은 이미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1%에서 2.8%로 낮추고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0.9%로 유지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달러 평균환율은 1분기 1100.3원, 2분기 1097.4원(추정)으로 상반기 평균환율만 1099원으로 지난해 평균환율 1053원보다 이미 4.3%나 올랐다.

지난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68원으로 종가 기준으로 3년 1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해외투자은행들이 제시한 4분기 원/달러 환율 전망치 평균은 1142원으로 상반기 평균보다 40원 이상 높다.

더구나 올 하반기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달러강세가 심화할 경우 원/달러 환율이 더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환율이 오르면은 달러기준 1인당 GDP는 줄어든다.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도 1인당 GDP 증가를 억제하는 요인이다.

정부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극복과 경기진작을 위해 추가경정(추경) 예산안까지 편성했지만 2%대 성장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 2분기엔 성장률이 0.3%에 머물렀고, 하반기에도 선진국과 중국 등의 경기부진으로 빠른 회복이 어려울 전망이다.

물가상승률도 0%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은 올해 0.9%, 한국개발연구원(KDI)는 0.5% 물가상승률을 예상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이용화 연구위원은 "경제는 심리인데 세월호,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문에 소비심리가 위축됐다"면서 "하반기에 추경이 얼마나 잘 활용될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신아일보] 전민준 기자 mjje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