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관측 공군하사 전투기 조종사 됐다
기상관측 공군하사 전투기 조종사 됐다
  • 전민준 기자
  • 승인 2015.07.22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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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준형 중위 “꿈은 이루어진다”… 고등비행과정 수료
▲ 전투기 조종사 꿈 이룬 고준형 중위.

기상을 관측하던 공군 하사가 하늘을 누비는 전투기 조종사로 다시 태어났다.

공군 제189비행교육대대 소속으로 21일 제1전투비행단 기지 강당에서 열린 올해 2차 고등비행 교육과정 수료식에서 ‘빨간 마후라’를 맨 고준형 중위(26)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공군 항공과학고등학교(이하 항공과학고) 항공관제과를 졸업했다. 항공과학고는 항공기술 분야의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전문계 고등학교로졸업자 대부분은 공군 항공기술부사관으로 임관한다.

고 중위도 졸업 후 하사로 임관해 제10전투비행단에서 기상관측 기사로 복무를 시작했다. 매일 하늘을 보며 기상을 관측하던 어느 날, 불현듯 넓은 활주로에서 솟아오르는 전투기의 모습을 보면서 전투조종사가 되어 하늘을 날아오르고 싶은 꿈을 갖게 됐다.

‘빨간 마후라’의 꿈을 품은 고 중위는 공군사관학교에 입교하기로 다짐했다. 하지만 3교대로 근무하는 기상관측 기사 업무 특성상 규칙적인 시간을 갖고 꾸준히 공부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다.

그러나 고 중위는 꿈을 이루겠다는 일념 하나로 악착같이 공부하며 공군사관학교 진학을 준비했다. 또한 신임하사 영내생활 기간 종료 후에는 부대 앞 고시원에서 출퇴근하며 업무시간 외엔 공부에만 매진했다.

공부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공군사관학교에 합격한 고 중위는 생도 생활 중에도 공부하는 습관을 유지해 4년 뒤 우수한 성적으로 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정예 공군 장교로 거듭난 고 중위는 약 1년8개월의 비행교육과정을 거쳐, 마침내 꿈에 그리던 ‘빨간 마후라’의 주인공이 됐다.

고 중위는 “힘들고 험난했지만 비행교육 중 부대에서 만난 고등학교 선·후배들의 응원과 격려로 많은 힘을 얻었다”며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현재를 즐기자는 삶의 태도가 어려운 고비를 넘길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또 이날 고등비행 교육과정을 수료하고 전투기 조종사가 된 권기수 중위(24)도 눈길을 끌었다.

제216비행교육대대의 권 중위의 조부는 6·25전쟁 당시 육군 22사단 68연대 척후병으로 참전했던 권영윤 옹(88)이며, 여동생은 현재 육군사관학교 3학년으로 재학 중인 권소연 생도이다.

권 중위의 조부는 전쟁 중 인민군 포탄에 튄 소나무 조각이 귀와 손에 박혀 상처를 입었다. 1955년 일병으로 제대한 조부는 불편한 몸에도 손자 손녀에게 올바른 대한민국의 역사와 국가관, 본인이 겪은 참된 군인의 자세를 가르쳐 왔다.

권 중위는 사관생도 시절부터 남다른 태도와 열정으로 훈련에 임해 입문비행교육 과정에서는 전대장상을, 기본비행교육 과정에서는 작전사령관상을 각각 받는 등 우수한 성적을 보였다.

고등비행교육 중에는 중대 학술장교 보직을 맡아 동기들의 학업에 도움을 주기도 했으며 이번에도 역시 우수한 성적을 거둬 참모총장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