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학당이 ‘외국 속 작은 한국’ 되도록 노력”
“세종학당이 ‘외국 속 작은 한국’ 되도록 노력”
  • 전민준 기자
  • 승인 2015.07.2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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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향근 세종학당 초대 상임이사장 “한국어 해외 보급 중요”
“자국어 해외보급은 국가 소프트 파워의 핵심”
 

“자국의 언어와 문화를 해외에 보급하는 기관인 프랑스의 ‘알리앙스 프랑세즈’나 영국의 ‘브리티시 카운슬’은 굉장히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중국은 ‘공자학원’을 통해 2004년부터 이 사업을 시작했고요. 이들 국가는 최근 관련 예산과 조직을 대폭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자국어 해외보급은 국가 소프트 파워의 핵심이자 해외에 자국 문화를 전파하는 출발이기 때문이죠.”

송향근 세종학당재단 초대 상임 이사장(59)은 지난 20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재단 이사장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송 이사장은 2012년 10월 세종학당재단의 출범과 동시에 3년 가까이 비상임 이사장을 맡았다.

한국어 해외 보급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면서 세종학당재단은 이달부터 상임 이사장 체제로 승격됐다. 부산외대 한국어문화학부 교수인 송 이사장은 얼마 전 학교에 휴직계를 냈다.

“세종학당재단 기관장 상임화는 한국어와 한국문화 보급의 중요성이 그만큼 커졌다는 방증입니다. 세계 곳곳에서 많은 외국인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통해 새로운 꿈을 키워나가고 있어요. 세종학당이 이들의 꿈을 성취할 수 있도록 돕는 ‘외국 속의 작은 한국’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2012년 43개국 90개소로 출범한 세종학당은 현재 54개국 140개소로 늘어났다.

해외 외국인들의 한국어·한국문화 학습 열풍으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세종학당과 누리망 학습 사이트 ‘누리-세종학당’을 거쳐 간 학습자는 18만7000명에 달한다. 지난해 세종학당과 누리-세종학당을 통한 연간 외국인 학습자는 6만명을 넘어섰다.

송 이사장은 “세종학당은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알고 배우길 원하는 외국인이라면 누구든지 가장 먼저 찾아오는 곳”이라며 “한국에 대한 첫인상을 결정하는 동시에 한국어의 세계화와 한국문화 소통의 중심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세종학당이 단순히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공부하는 곳이 아닌 한국을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는 기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학당재단의 당면 과제는 세종학당의 해외 추가 지정과 온라인상의 한국어·한국문화 교육 누리집(누리-세종학당)의 학습 콘텐츠를 개발·확충하는 일이다.

“정부는 세종학당을 2018년까지 180개소로 확대하겠다는 정책 구상을 하고 있습니다. 세종학당의 숫자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학습자 숫자와 콘텐츠의 질도 함께 높여야 합니다. 외국인들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우는데 불편을 겪지 않도록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다양한 학습자료도 개발·보급해 나가겠습니다. 이런 양적·질적 성장이 담보됐을 때 세종학당을 통해 공부하는 학습자 연간 10만명 시대를 열 수 있습니다.”

세종학당재단에 대한 정부 예산은 2012년 48억원, 2013년 72억원, 지난해 91억원, 올해 127억원으로 매년 늘어났다. 그러나 언어나 문화 측면에서 우리와 많이 비슷한 중국의 ‘공자학원’에 편성된 예산과 비교했을 때 26분의 1 수준이다.

“중국은 지난해 성인 대상의 해외 중국어 보급기관 공자학당 475개소와 해외 초·중등학교 중국어 학습과정인 공자학당 851개 등을 운영하며 3억달러(약 3300억원)를 지출했습니다. 세종학당에 대한 정부의 많은 관심과 노력에도 아직 지원은 많이 부족한 형편입니다. 54개국 140개소를 관리하는 재단의 정규직 직원이 27명에 불과하고, 아직 독립된 건물조차 없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송 이사장은 “재단은 내부적으로 작지만 강한 기관이 되고자 한다”면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세종학당에 한글에 큰 자부심을 느끼는 우리 국민의 관심과 후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