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충남도의회 ‘와각지쟁’ 멈추고 타협의 정치해야
[기자수첩] 충남도의회 ‘와각지쟁’ 멈추고 타협의 정치해야
  • 김기룡 기자
  • 승인 2015.07.1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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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달팽이 뿔 위에서 싸우는 것과 같이 사소한 것을 가지고 다투는 것을 비유하는 사자성어에 와각지쟁(蝸角之爭)이 있다. ‘장자’에 나온다.

달팽이 왼쪽 뿔에 촉씨(觸氏)라는 나라가 있고 오른쪽 뿔에 만씨(蠻氏)라는 나라가 있다. 두 나라는 영토 싸움을 반복하고 있었는데, 죽은 자만해도 수만을 헤아리고 15일에 걸친 격전 후에야 겨우 군대를 철수했을 정도였다.

달팽이가 커봐야 얼마나 큰가. 그 작은 뿔 위에서 서로 싸움을 하니 가관이다.

지금에 충남도의회가 구성원 간 밥그릇 싸움만 하고 있어 ‘와각지쟁’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도의회는 지난 9일 제280회 임시회 1차 본회의를 열고 ‘도정 및 교육행정 주요정책 점검 특별위원회 구성결의안’을 가결했다. 도내 부진 사업을 미연에 방지하고 사업을 활성화 시켜 신뢰받는 도정을 구현한다는 명분이다.

그런데 특별위원회 구성을 놓고 새정연 소속 도의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특위 명단에 포함된 새정연 소속 의원들이 의장의 일방적인 위원 배치를 인정할 수 없다며 사임했다. 그러면서 김기영 의장에 대해 의장 불신임안을 제출하겠다고 으름장이다.

특위 구성을 강행한 측이나 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측의 명분은 언 듯 보기에는 그럴듯하다. 그러나 속내는 밥그릇 싸움에 불과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번 사건을 두고 시정(市井)에서는 후반기 의장단 선거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당 대 당’ 대결구도의 배경에는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의 새정연 의원들과 연대를 깨기 위함이라는 시각도 있다.

도의회는 전체 40석 가운데 새누리당 30석, 새정연 10석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새누리당 의원 10여명이 새정연과 부분적인 연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이 연대를 강화할 경우 후반기 원 구성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의 의장단이 특위를 통해 안희정 지사를 압박하면 후반기 의장단 선거에까지 영향을 이어 갈 수 있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보인다. 특위 점검대상 정책들이 안 지사를 겨냥한 특위라는 지적을 받고 있어 가능성은 커 보인다.

이번 사태를 보면 여야 합의 정치가 실종된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정치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기주장만 옳고 다른 이의 의견은 틀리다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충분한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아울러 다수당의 배려도 필요하다.

고대 그리스 아테네의 시인 메난드로스는 “마음을 자극하는 단 하나의 사랑의 명약, 그것은 진심에서 오는 배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충남도의회는 이렇게 소모적인 정쟁만 일삼을 것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 그리고 다수당의 배려를 통해 생산적인 의정활동을 펼쳐야한다. ‘와각지쟁’ 멈추고 타협의 정치를 하라는 거다.

[신아일보] 내포/김기룡 기자 press@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