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허남씨 “밥 굶는 사람 없어야” 30억 땅 기부
김허남씨 “밥 굶는 사람 없어야” 30억 땅 기부
  • 김삼태 기자
  • 승인 2015.07.1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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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띠잇기’ 봉사단 구성 다양한 봉사 활동 펼쳐

“한 끼라도 밥을 굶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고 내가 죽더라도 결식예방사업이 끊겨서는 안된다는 심정뿐입니다.”

14년째 매월 한번도 빠지지 않고 저소득 가정에 쌀을 지원해온 부산 서구 ‘사랑의 띠잇기’ 후원회 김허남(95) 이사장이 30억원 상당의 땅을 내놨다.

김 이사장은 지금껏 해온 결식예방사업이 계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4939㎡의 땅을 기부했다.

1920년 함경북도 명천에서 태어난 김 이사장은 대학시절 백범 김구 선생의 학생 비서로 생활했다.

6·25 전쟁 때 부산으로 내려와 나라를 살리는 길은 교육에 있다고 보고 한양공고 교사로 일했다.

그러나 전쟁 때문에 헐벗고 굶주린 아이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 야학을 하면서 월급을 털어 아이들을 먹였다.

김 이사장에게 결식아동에 대한 애정은 신념이 됐다.

1954년에는 학교법인 ‘백민학원’을 설립한 뒤 제일 먼저 한 것이 미군 원조를 받아 결식아동들에게 급식을 먹이는 일이었다.

이후 1991년까지는 매년 2∼3명의 학생에게 급식비와 학비를 지원했다.

제15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그는 다시 부산에 내려와 2000년부터 매월 쌀 10㎏짜리 100포씩 14년간 1만6800가구에 모두 16만8800㎏의 쌀(42억원 어치)을 나눠줬다.

김 이사장은 안정적인 결식예방사업을 위해 2006년에는 ‘사랑의 띠잇기’ 봉사단을 만들어 결식예방사업 외에도 사랑의 김장·연탄 나누기, 교복, 보청기 등의 무료지원, 다문화가정 합동결혼식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그는 “6·25 전쟁 때 서구로 내려와 65년을 살았다. 서구 주민 모두가 더불어 잘살고, 한끼라도 밥을 굶는 사람이 없었으면 하는 것이 마지막 제 바람”이라고 말했다.

14일 기탁식을 여는 서구는 기탁한 땅을 매각해 얻는 연간 3800여만원의 이자 수익금으로 김 이사장 사후에도 결식예방사업을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