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평화 전하는 '유라시아 친선특급' 20일간의 여정
소통·평화 전하는 '유라시아 친선특급' 20일간의 여정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5.07.1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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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로운 참가자들, 가는 곳 마라 협력·교류·문화 꽃 피운다

▲ 시베리아횡단철도 종착역인 블라디보스토크역 ⓒ연합뉴스
평화와 통일의 염원을 실은 유라시아 친선특급이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1만4400km라는 세계 최장의 철길을 달린다.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중국횡단철도(TCR), 몽골횡단철도(TMGR) 등을 따라 러시아와 중국, 몽골, 벨라루스, 폴란드, 독일 등 6개국을 지나는 1만4400㎞의 여정이 시작되는 것이다.

정·재계와 학계, 문화계 인사와 대학생 등 300명에 이르는 참가자들은 한 명, 한 명이 유라시아 역내 국가간 경제협력을 강화해 통일의 초석을 쌓자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친선대사 역할을 맡게 된다.

◇ 요리사, 예술인, 독립운동가 후손까지…다채로운 참가자들

외교부와 코레일이 공개한 일반 참석자의 면면은 다채롭다.

재능기부를 조건으로 5월 19일부터 열흘간 진행된 공모에는 국내외 각계인사 763명이 지원해 1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종적으로 열차에 오르게 된 75명은 러시아·중국·몽골·폴란드 등 경유국 언어특기자와 해당 국가 출신자, 유라시아 전문가, 파워블로거, 음악·예술인 등으로 구성됐다.

이 중에는 국제시장과 명량을 소설화한 작가 김호경씨와 국내 정상급 한복 디자이너인 권진순씨, 부산롯데호텔 한식요리사 김형준씨, 연극배우 박새라씨 등이 포함돼 눈길을 끈다.

마술사 마수리씨,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와 안현수 선수의 동시통역을 맡았던 모스크바 국립대 교환학생 전소현씨, 유라시아 철도 전문가인 박은경 동양대교수, 채일권 우송대 겸임교수 등도 멤버다.

일제강점기 만주와 시베리아를 무대로 일본군과 맞싸웠던 독립운동가의 후손들도 열차에 오른다.

헤이그 밀사의 일원인 이준 열사의 외증손자인 조근송(60)씨와 안중근 의사의 6촌 손녀인 안현민(22·여·경북대 성악과)씨가 대표적이다.

안씨는 "막내였던 저희 할아버지만 집안에 남아 계시고 형제분들이 모두 독립운동에 투신하셨다. 연해주는 안중근 할아버지는 물론 형님 되시는 안명근 할아버지도 같이 운동을 하셨던 곳인데 직접 가볼 수 있게돼 뜻 깊다"고 말했다.

그는 "할아버지들이 나라를 위해 헌신하셨듯 저도 민간외교 사절단으로 한국을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일제강점기였던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을 따내 조선 남아의 의기를 만방에 떨쳤던 고(故) 손기정 선수의 외손자인 이준승(48) 손기정 기념재단 사무총장도 할아버지의 발자취를 되짚을 예정이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바르샤바에서 베를린까지 참가단의 일원으로 열차에 탈 예정이다.

◇ 가는 곳 마다 협력과 교류, 문화의 꽃 피운다

유라시아 친선특급은 극동항인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하는 북선과 베이징에서 이르쿠츠크로 향하는 남선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북선 참가자들이 150여명으로 더 많다. 베이징에서 출발하는 남선 참가자 50여명은 중국횡단철도와 몽골횡단철도를 따라 북상해 러시아 이르쿠츠크에서 북선 참가자들과 합류하게 된다.

14일 밤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북선 참가자들은 본격적인 여정에 앞서 인근 우수리스크의 독립군 유적을 방문해 헌화할 계획이다.

우수리스크는 연해주에서 고려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도시로 헤이그 밀사의 일원이었던 이상설 의사의 유허비와 연해주 항일운동의 대부로 꼽히는 최재형 선생의 고택 등이 남아있다.

같은 시각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남북종단철도(TKR)과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을 위한 한-북-러간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는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회의가 열린다.

북극항로 운항과 러시아의 북극해 개발전략 등을 논의하는 한·러 해운물류 학술세미나, 한·러 산학협동 유망기술 설명회 등도 예정돼 있다.

숨가쁜 일정을 소화한 친선특급 참가단은 15일 밤늦게야 열차에 올라 하바로프스크를 거쳐 4천107㎞ 떨어진 이르쿠츠크로 향한다.

19일 이르쿠츠크에 도착한 참가단은 고려인과 한인회, 현지인 등 1천여명과 함께 바이칼축구경기장에서 '유라시아 대축제'를 열고 친선 축구경기와 레이크레이션, 한식홍보, 전통놀이 체험 등을 진행한다.

26일 도착 예정인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는 한·러 수교 25주년 및 광복 70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가 치러지며, 모스크바 인근의 삼성전자 TV공장을 견학하는 시간도 갖게 된다.

30일 폴란드에서 독·폴 과거사 화해 경험 공유 세미나에 참석한 참가단은 31일 종착지인 독일 베를린에 도착한다.

베를린에서는 이번 친선특급의 하이라이트인 통일기원 행진(전승기념탑→브란덴부르크문 2㎞ 구간)과 한반도 통일 한독 대학생 토론회가 열린다.

서울대와 베를린자유대가 공동주최할 토론회에는 양국 대학생 대표와 친선특급 참가자뿐 아니라 탈북자 2명도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아일보] 온라인뉴스팀 web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