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WHO와 메르스 종식 기준 논의중"
복지부 "WHO와 메르스 종식 기준 논의중"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5.07.09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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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째 환자 발생 '0'…집중관리병원, 삼성서울·강동경희 '2곳뿐'
WHO도 메르스 종식 검토 안 끝나… 8월 이후 구체적 결정 나올 듯
▲ 황교안 국무총리가 9일 오후 서울 강동구 길동 강동성심병원을 방문해 체온측정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신규 환자가 나흘째 발생하지 않으면서 메르스 유행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현재처럼 신규 환자수가 '0의 행진'을 이어간다면 다음달 초에는 '메르스 종식 선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 내부에서도 아직 메르스 종식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종식 선언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9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메르스 종식 선언에 대해) 아직 확정된 기준은 없다"며 "WHO와 계속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종식 선언에 대한 기준은 마련해야 하지만, 아직 환자 발생 위험이 완전히 없어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 기준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발표일을 기준으로 지난 6일 이후 이날까지 나흘동안 메르스 신규 환자가 나오지 않아 총 환자수 186명을 유지하고 있다.

메르스 환자는 지난달 28일~지난 1일 나흘동안 발생하지 않았지만 2~5일 나흘간은 하루 1명씩 환자가 추가됐다. 이후 6일부터는 다시 나흘동안 신규 환자가 나오지 않았다.

진정 국면이 계속 이어지면서 한 때 16곳까지 늘었던 집중관리병원은 삼성서울병원과 강동경희대병원 2곳으로 줄었다. 이 중 강동경희대병원은 추가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11일 자정 집중관리병원에서 해제된다.

삼성서울병원은 최근까지도 의료진을 중심으로 환자 발생이 이어졌지만 추가 감염자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메르스 격리자의 수도 꽤 줄어든 상황이다. 이날 오전 6시 현재 격리자는 전날보다 122명 줄어든 689명이다. 이는 사태 초기 환자수가 18명이던 지난달 1일(격리자수 682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방역 당국은 메르스 환자 발생이 중단된 날을 기준점으로 삼을지, 마지막 환자가 완치된 날을 기준으로 할지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준점에서 얼마가 지난 뒤 종식 선언을 해야할지도 여전히 논의 중이다.

현재로서는 메르스 환자 발생이 중단된 시점을 기준으로 메르스 바이러스의 최대 잠복기인 2주가 2번, 즉 4주가 지난 뒤 종식 선언을 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신규 환자가 계속 생기지 않는다면 이 경우 마지막으로 환자가 발생한 4일부터 28일이 지난 뒤인 다음달 1일이 종식 선언 시점이 된다.

다만 중동 지역을 제외한 국가에서 메르스가 대유행한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국내 메르스 종식 기준과 선언 방식이 향후 다른 국가들이 참고할 기준으로 제시된다는 점에서 섣부른 결정이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나라가 메르스 종식을 선언하더라도 발병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메르스는 중동 지역에서 국내로 입국한 내·외국인을 통해 언제든지 발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은경 대책본부 현장점검반장은 "우리가 (메르스) 종식을 선언한다고 해도 중동에서 계속 출입국자가 있기 때문에 유입될 가능성은 항상 있다"고 분석했다.

또 "현재 촉발된 유행이 끝나는 것이지 메르스가 완전히 없어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다행히 우리나라는 낙타 같은 1차 감염원이 없기 때문에 종식이라는 말을 검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반장은 "해외에서 유입될 가능성은 계속 상존해 있어 각종 검역과 병원 내 의심 환자, 환자에 대한 검사 등은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