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시리아 팔미라 고대유적지의 2000년 된 사자상을 파괴했다.
AFP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은 마문 압델카림 시리아 문화재청장을 인용해 “IS가 지난달 27일 팔미라 박물관 앞에 서 있던 ‘알랏의 사자상’을 부쉈다”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압델카림 청장은 “지금까지 파괴된 팔미라 고대유적 중 가장 가치가 큰 것”이라며 “사자상 파괴를 우려해 주변에 금속판과 모래주머니를 둘러뒀으나 소용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IS가 사자상을 파괴할 줄 몰랐다”고 토로했다.
이슬람교 이전에 숭배되던 아랍 여신 알랏의 이름을 딴 ‘팔미라 사자상’은 기원전 1세기에 지어진 높이 3m, 무게 15t의 대형 유물로, 그 가치가 인정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바 있다.
팔미라 사자상의 이름은 이슬람교 이전에 숭배되던 아랍 여신 알랏의 이름을 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팔미라를 점령한 IS는 이 지역의 중요 고대 유적들을 파괴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지난 27일 시리아 반군 라디오 방송을 통해 지역 주민의 우상으로 의심되는 조각들은 파괴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IS는 팔미라에서 최근 고대묘지 몇 군데를 파괴했으며 2일에는 IS 대원들이 팔미라에서 가져온 조각상들을 부수는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IS는 조각상이나 묘지를 우상숭배로 여겨 시리아와 이라크 장악지에서 무수한 유물을 파괴해왔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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