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녹조비상' 4대강 보 수문 상시적 개방해야
[사설] '녹조비상' 4대강 보 수문 상시적 개방해야
  • 신아일보
  • 승인 2015.07.02 18: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대강 사업 효과보다 부작용 더 심각
피해만 준다면 근본적 대책 강구해야

4대강에 녹조현상이 해마다 악화되고 있다. 최근 가뭄에 메르스까지 겹쳐 국민들 고통이 말이 아니다.

낙동강에 이어 한강 하류에서도 예년보다 한 달이나 이르게 심한 녹조현상이 나타났다. 녹조로 인해 물고기들이 집단 폐사하면서 내뿜는 악취가 코를 찌른다. 더욱이 밀려온 녹조로 인해 토양 오염도 우려되고 있다.

올해 녹조 현상은 5월 말부터 출현, 예년에 비해 보름이나 빨랐다.

지난달 8일 낙동강 하류지역 강정고령보와 칠곡보 인근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어 달성보 인근과 고령교, 도동나루터, 창녕함안보 하류 광려천 합류지점, 본포취수장 등에서 초록색 페인트를 풀어놓은 듯 긴 녹색 띠를 이뤘다.

특히 사람과 가축에 치명적인 남조류가 상류지역인 상주보에서도 발견돼 지역 주민들을 긴장 시키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주 대구 강정보 등 4개 보 수문을 동시에 열어 5시간 동안 500만 t의 물을 방류하기도 했다. 녹조현상이 심각해지자 제거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전남 무안군 구정리 영산강 하류에서도 지난달 20일경부터 녹조가 나기 시작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3주나 일찍 나타난 것이다. 지난달 말부터는 유속이 느려지는 금강 하구에서 녹조가 관찰됐다. 지난달 27일 오전부터 한강에도 녹조가 덮쳤다.

잠실대교에서 성산대교를 거쳐 행주대교까지 폭 넓게 퍼지면서 물고기가 폐사 하는 등 상황이 심각하자 서울시는 15년만에 ‘조류경보’를 발령했다.

조류경보시스템이 도입된 이후 6월에 조류경보가 발령된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더군다나 하류에서 먼저 조류경보가 발령된 건 이례적이다.

녹조는 맹독성 물질인 남조류를 포함하고 있어 식수원 오염이 우려되고 있다.

환경단체와 학계는 바닷물 유입 방지 등을 위해 설치된 신곡수중보를 한강 하류 녹조 발생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녹조는 물이 흐르면서 교란이 있으면 절대 생기지 않는데 수중보로 강물이 막히면서 교란이 없기 때문에 생긴 것이라는 것이다. 한강의 녹조가 수중보의 영향인지 철저한 규명이 필요하다.

이처럼 4대강 사업이 진행된 강들이 일명 ‘녹조라떼’현상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22조원이나 들여 생태계를 복원하고 물 걱정을 없애겠다며 만든 4대강 16개의 보들, 당초 예상했던 가뭄과 홍수 대비 효과는 여전히 논란이다.

윤성규 환경부장관도 지난달 22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물이 보에 갇혀 있다 보니 흘러내리지 못해서 태양빛을 많이 받아서 녹조가 많이 생기는 것으로 녹조는 피할 수 없다."고 밝혀 4대강사업이 녹조의 주요 원인임을 분명히 했다.

윤 장관은 취임 초부터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했으나, 청와대와 정부는 미온적 대응으로 일관하며 제대로 언급조차 않고 있다. 속시원이 해결될 문제가 아니어서 답답한 마음뿐이다. 그렇다고 문제점을 쉬쉬하며 감춘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환경단체는 더 많은 피해를 보기 전에 4대강 보 철거까지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까지는 효과보다 부작용이 더 심각하게 벌어지고 있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자연적인 물의 흐름을 막은 것은 분명하다.

한편, 녹조현상 해결은 많은 양의 비가 내리는 것인데, 다음주까지 비 소식은 없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녹조 피해를 줄이기 위해 보의 수문을 상시적으로 개방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4대강 사업이 국민들에게 피해만 준다면 근본적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