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0.7%… 가뭄에 채소값은 폭등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0.7%… 가뭄에 채소값은 폭등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5.07.0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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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째 0%대 행진… 정부, 농산물 가격 안정대책 마련·시행
▲ ⓒ연합뉴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개월째 0%대에 머무르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가뭄으로 인해 채소값이 폭등하면서 5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0.7% 올랐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0.5%)보다 0.2%포인트 높아졌다.

올 초 담뱃값이 인상된 이후로 담뱃값 인상분(0.58%포인트)을 제외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플러스를 나타낸 것은 처음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0.8%, 올 1월 0.8%, 2월 0.5%, 3월 0.4%, 4월 0.4%, 5월 0.5% 등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7개월째 0%대 상승률에서 벗어나지 못해 아직 불황형 저물가 기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저유가 등 공급측 요인이 6월 소비자물가 흐름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석유류 가격 하락(-17.0%), 도시가스요금 인하(-20.9%)로 6월 물가가 1.4% 하락하는 효과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환율상승 등으로 석유류 하락폭은 5월 19.3%에서 6월 17.0%로 축소됐다.

석유류·가스, 농산물 등 공급측 변동요인을 제거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2%대 상승세를 유지했다.

전년동월대비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는 2.0%,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2.2% 상승했다.

경제주체의 향후 1년 동안 기대인플레이션율도 2% 중반대(2.5%)를 이어갔다.

생활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0.1% 하락했다.

봄 가뭄의 영향을 직격탄으로 맞은 신선식품지수는 지난달에 비해 1.5% 하락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6.1%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농축수산물 가격이 가뭄 등으로 4.1%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다.

파(91.9%), 배추(90.9%), 무(34.3%), 참외(23.2%), 마늘(21.0%), 고춧가루(11.1%), 돼지고기(8.0%) 값이 뛴 영향이다.

배추와 파의 가격 급등에는 몇 년간 가격이 좋지 않아 농민들이 재배 면적을 줄인 영향도 있었다.

배추 가격 상승률은 2013년 2월 182.9% 이후 28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공업제품은 0.1% 내렸다.

등유(-25.5%), 자동차용 LPG(-22.6%), 경유(-14.9%), 휘발유(-14.9%) 등 유류제품에서 저유가 영향이 지속됐다.

남자학생복(-19.1%)과 TV(-12.6%) 가격도 많이 하락했다.

서비스 가격은 1.6% 상승해 물가를 전체적으로 0.90%포인트 끌어올렸다.

전세가격은 3.5%, 월세는 0.3% 올라 집세 전체로는 2.5% 상승했다.

공공서비스 가격은 0.5% 상승했다.

하수도료(8.0%), 요양시설이용료(6.5%), 외래진료비(1.9%) 등이 올랐고 부동산중개수수료는 2.6% 내렸다.

개인서비스 가격은 1년 전보다 1.9% 올랐다.

학교급식비(10.1%), 구내식당식사비(5.5%), 공동주택관리비(3.7%), 중학생 학원비(3.3%)는 상승했다.

해외 단체여행비(-8.0%)와 국제항공료(-8.7%)는 내렸다.

정부는 하반기로 갈 수록 소비자물가가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완만하게 상승하는데다 기저효과가 소멸했기 때문이다.

김재훈 물가정책과장은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있으며 실물경제가 개선돼 수요측 물가 하방 압력도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과장은 "이란 핵협상 추이 등 지정학적 요인과 여름철 기상재해 등 변동 요인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7월 물가동향부터는 메르스로 인한 소비 부진 영향이 수요측 하방압력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다만 정부는 6월 금리 인하 효과, 국제유가 상승세, 농축산물 가격 안정화 등이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국제유가와 기상여건 등 물가 변동 요인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서민 생활과 밀접한 체감물가를 철저하게 관리하기로 했다.

특히 최근 가뭄 여파로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는 농산물 가격 안정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시행하기로 했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