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IMF 채무불이행, 예고된 악재"
"그리스 IMF 채무불이행, 예고된 악재"
  • 전민준 기자
  • 승인 2015.07.0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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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영향 제한적… 정부, 변동성 대비 합동점검반 운영
▲ 코스피가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를 딛고 반등에 성공한 3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외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3.71포인트(0.67%) 오른 2,074.20으로 마감했다.ⓒ연합뉴스

1일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IMF)의 채무를 갚지 못해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졌지만 단기적으로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신에 따르면 그리스는 지난달 30일 오후 6시(한국시간 1일 오전 7시)까지 갚기로 한 IMF 채무를 갚지 못했다.

앞서 그리스 정부는 부채 15억3000만 유로(약 1조9000억원)를 6월 말까지 일괄적으로 갚을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리스와 국제채권단은 간밤 긴박하게 막판협상을 벌였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국민투표가 아직 남았지만 그리스 부도 사태가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로까지 악화하더라도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은 단기적으로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부와 시장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그리스발 위기 소식에 코스피는 29.77포인트 빠졌고 원·달러 환율도 8.4원 급등하는 등 적잖은 충격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하루 뒤인 30일에는 코스피가 반등하는 등 그리스 충격에서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그리스 채무위기로 촉발된 2012년 유럽 재정위기 당시보다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는 그리스 채권 보유자의 구성이 달라진 데 따른 영향이 크다.

2012년에는 유럽 주요 민간은행이 그리스의 주요 채권자였으나, 현재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이 그리스 채권의 41%를 보유하고 있다. IMF와 유럽중앙은행(ECB)도 각각 7%와 6%를 갖고 있다.

채권자가 민간기관이고 수가 여럿일 때와는 다르게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적고 부채 재조정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의미다.

그리스발 위기가 이미 오래전부터 예고돼 왔기 때문에 시장이 충분히 대비해 왔다는 점도 충격을 줄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국제금융시장이 흔들리면 신흥국 시장에서 자금이 먼저 빠져나갈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대비는 해야 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한국경제 대내외 불확실성 요인은 메르스 사태, 그리스 채무협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등 3가지"라고 밝힌 바 있다.

우리 정부는 그리스 사태와 관련해 정부합동점검반을 꾸려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으로 구성된 정부합동점검반은 1일 오전 회의(콘퍼런스콜)를 열고 그리스 디폴트 상황과 관련한 불안 요인을 점검했다.

한은 관계자는 "어제 점검반을 출범시키고 오늘 아침 첫 회의를 열었다"며 "그리스 디폴트는 이미 충분히 알려진 상황이라 시장이 크게 반응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시장에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라 관련 사안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전민준 기자 mjje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