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녹조비상'… 15년 만에 첫 조류경보 발령
한강 '녹조비상'… 15년 만에 첫 조류경보 발령
  • 김용만 기자
  • 승인 2015.06.30 17: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잠실대교∼행주대교 구간… "한강 상류보다 하류 먼저 조류경보 발령 이례적"
"팔당댐 방류량 급감으로 물 흐름 정체 탓"… 서울시, 대책본부 가동

▲ 30일 오후 잠실수중보 하류구간(잠실대교∼행주대교)에 올해 전국적으로 첫 조류경보가 발령됐다. 사진은 지난 29일 한강 성산대교 부근에 발생한 녹조의 모습. (사진=서울시 제공)
한강에서 15년 만에 조류경보가 처음으로 발령됐다.

서울시가 관리하는 한강 서울 구간에 조류 경보가 발령되기는 경보제도가 시행된 2000년 이후 15년 만에 처음이다.

서울시는 30일 오후 2시를 기해 잠실수중보 하류구간인 잠실대교∼행주대교에 조류경보를 발령했다.

시는 전날 성수대교, 한남대교, 한강대교, 마포대교, 성산대교 등 잠실수중보 하류 5개 지점의 조류를 검사한 결과 성산대교 지점에서 남조류세포수와 클로로필-a가 조류경보 기준을 초과했으며, 나머지 4곳 지점은 주의보 기준을 넘었다고 밝혔다.

조류경보는 물 속에 존재하는 엽록소의 양을 뜻하는 클로로필-a 농도가 25㎎/㎥ 이상이고 독소를 포함한 식물성 플랑크톤인 남조류세포수가 5000cells/mL 이상이면 발령된다.

성산대교 지점의 남조류세포수는 2만 7076세포, 클로로필 농도는 75.1㎎을 기록했다. 나머지 4개 지점의 남조류세포수는 567∼4588세포, 클로로필a는 22.9∼49.2㎎으로 측정됐다.

이날 조류경보가 발령됨에 따라 시는 조류대책본부를 즉시 가동하고 상황총괄반, 상황수습반, 측정분석반, 수도대책반, 홍보지원반 등 대응반을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

대책본부는 현장시민홍보, 순찰, 조류측정, 환경영향관리, 정수처리대책 등을 담당한다.

시는 또 물 위에 떠다니는 녹조를 하류로 보내기 위해 신곡보의 수문을 29일부터 개방하지 않고 있으며, 녹조가 고정 구조물 위로 흐르도록 유도하고 있다.

시는 이번과 같이 한강 상류보다 하류에서 먼저 조류경보 기준을 초과한 경우는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물관리정책과 관계자는 "올해 6월 팔당댐 방류랑이 지난해 6월에 비해 56% 수준으로 크게 줄어 물의 흐름이 정체된 상태"라면서 "한강하류는 현재 하천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녹조가 하류에만 확산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남조류는 흔히 신경독소물질을 포함해 인체에 유입되면 호흡곤란과 신경전달장애를 일으킨다. 남조류로 인한 독성 여부는 검사 중이며 오는 3일 결과가 나온다.

엽록소와 같은 녹조류가 크게 늘어나면 물빛이 녹색으로 보이는 녹조가 발생한다. 녹조류는 물의 흐름을 막고 악취를 유발하며 수중생물이 죽어 생태·생활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시는 조류발령 구간 내 수상스키와 낚시, 취사 등 활동과 어패류 어획, 식용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기상청은 오는 7일까지 서울 지역에 비가 내리지 않아 녹조 상황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아일보] 서울/김용만 기자 polk8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