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비'에 전국 곳곳 녹조 현상 '비상'
'부족한 비'에 전국 곳곳 녹조 현상 '비상'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5.06.29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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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경보' 발경 가능성까지… 한강피해 '심각'

▲ 행주나루터 인근 한강에 짙은 녹색의 녹조가 띠를 이루며 떠다니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5∼26일 인천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전국적으로 비가 내렸으나 완전 해갈에는 충분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한강 하류와 낙동강 등 일부 지역에서 녹조가 발생했거나 발생 조짐을 보이고 있다.

조만간 많은 비가 더 내리지 않으면 녹조 발생 지역이 확대되거나 '조류경보' 발령 가능성도 있어 지자체와 어민등이 예의 주시하고 있다.'

◇ 한강 피해 '심각'…낙동강 유역도 긴장 고조

29일 찾은 한강 행주대교와 김포(신곡) 수중보 구간은 마치 초록색 페인트를 풀어놓은 듯 변해 있었다. 27∼28일 갑자기 심해진 녹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물고기가 집단 폐사하는 등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이 일대에서는 30여명의 어민이 어업활동을 하고 있다. 10여 년 전부터 이곳에서 물고기를 잡아온 박찬수(57) 행주어촌계장은 "이렇게 심한 녹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 어촌계 심화식(60) 총무도 "주말 전까지만 해도 녹조가 이렇게 심하지는 않았다"며 "(27일 아침) 조업활동을 나왔는데 녹조가 유독 심하고 그물에 죽은 물고기가 수두룩했다"고 전했다.

녹조 발생 인근 지자체인 고양시는 한강 하류 녹조 발생 원인을 밝히기 위해 현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또 피해조사를 한 뒤 한강유역환경청, 서울시, 경기도 등 관련 기관에 근본대책 마련을 요구키로 했다.

서울시 등 관계 기관은 이르면 이날 또는 30일께 나올 것으로 예상하는 녹조 관측 결과를 토대로 이 일대에 대한 조류경보 또는 냄새경보를 발령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 환경운동연합에서 행주나루터 인근의 한강에서 가져온 녹조를 컵에 부어 보여주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녹조와 한강물이 분리되어 층을 이루고 있다 ⓒ연합뉴스
낙동강 유역에서도 조류경보 발령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구지방환경청 관측 결과, 지난 22일 낙동강 강정고령보의 클로로필-a 농도는 26.6mg/㎥, 남조류 세포수는 1만8284개/㎖로 나왔다. 조류경보 단계 발령 기준(클로로필-a 25mg/㎥, 남조류세포수 5000개/㎖ 이상)을 넘어선 것이다.

대구환경청은 이날 채취한 이 일대 수질에 대한 분석 결과가 29일부터 31일 사이에 나오면, 수치를 검토한 뒤 '조류경보' 발령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대구환경청 관계자는 지난 25∼26일 내린 비에도 클로로필-a 수치 등이 크게 떨어지지 않아 경보 발령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조류경보 단계 발령 기준치를 2회 연속 초과하면 '조류 경보'가 발령된다.

대구지방환경청 관계자는 "지난 26일 비가 내리긴 했지만 일찍 그쳤고 낙동강 하류 쪽에 녹조 띠가 보이는 점으로 미뤄 이번에 조류경보 발령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역시 지난 비에도 불구하고 낙동강 경남 함안보 일대 녹조 '출현 알림' 상태도 계속 유지되고 있다.

출현 알림 경보는 클로로필-a 농도(기준치 15㎎/㎥)와 남조류 세포수(㎖당 500개)가 동시에 2회 연속 기준치를 넘으면 발령된다.

낙동강유역환경청 측은 "경남에 지난 25일 비가 내린 뒤 녹조현상이 잠깐 괜찮아졌지만, 기본적으로 남조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클로로필-a 농도도 오르락내리락 하는 쐐기형을 보이며 증가 추세에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2일 함암보 일대 클로로필-a 농도와 ㎖당 남조류 세포수는 각각 15.4㎎/㎥와 6만1천474개였다.

이밖에 지난 25일 20∼40㎜의 비가 내린 현재 강원도 춘천의 의암호에서도 남조류 초기 발생 징후가 나타나 지자체가 긴장하고 있다.

남한강 수계 경기도 여주시 지역에서는 아직 녹조 발생이 보고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여주시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팔당 주변에서 녹조경보가 발령됐던만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 23일 오후 대구 달성군 구지면 낙동강 중류 도동나루터 인근에서 조류저감업체 관계자가 천연원료로 만든 녹조응집제를 사용해 떠오른 부유물을 걷어내고 있다 ⓒ연합뉴스
낙동강유역환경청 측은 "녹조 대응을 위해 환경청을 중심으로 낙동강 유역 지자체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 형태로 태스크포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녹조 발생은 충분하지 않은 강우 때문

녹조가 발생하는 것은 예년보다 심각한 가뭄과 함께 늘어난 일조량 때문으로 관계 기관들은 분석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 들어 강우량이 적고 일조량이 많아 녹조 현상이 나타나는 시기가 앞당겨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 25∼26일 전국적으로 비가 내렸지만 충분하지 않은 것은 물론 그나마 강화 등 인천지역과 경기북부 일부 지역 등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다.

녹조 제거를 위해 황토나 약품 등을 살포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하천에 물이 많이 흐르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자체나 주민들은 조만간 많은 비가 더 내리기만을 바라고 있다.

환경단체 등 일부에서는 4대강 정비 사업을 하면서 건설한 수중보의 영향으로 녹조가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4대강 보 건설로 강물을 가둬둔 이래 4년 연속해서 녹조가 나타났다"며 "녹조는 맹독성 물질인 남조류를 포함하고 있어 식수원 안전을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신아일보] 온라인뉴스팀 web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