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과감한 소비진작 마련"… 정치권 현안 언급 없어
朴대통령 "과감한 소비진작 마련"… 정치권 현안 언급 없어
  • 전민준 기자
  • 승인 2015.06.29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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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수석회의서 '전방위 국정속도전' 주문… '유승민 버티기'에는 침묵
▲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은 29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했지만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거취를 포함해 최근 정치권 상황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여당 내에서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만큼 일단 지켜보자는 것으로 분석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우리 경제를 정상성장 궤도로 하루빨리 복귀시키고 소비를 비롯해 일상적 경제활동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과감한 소비진작 대책을 마련해야 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경제가 연초부터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지만, 최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극심한 가뭄 피해가 겹치면서 충격이 커지고 있다. 특히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위축되면서 경제회복에 상당히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도 내렸지만 이제 또 과감한 재정정책이 같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금리는 금리대로 내리고 아무 소용이 없게 되는 그런 우를 범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특단의 경제활성화 대책과 구조개혁 방안을 담은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해주길 바란다"며 "시간을, 타이밍을 놓치면 돈은 돈대로, 재정은 재정대로 들어가면서 효과는 못 내기 때문에 결국 빚더미를 안는 결과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산지관광개발 규제, 동물용의약품 위탁제조 제한 규제, 무인기 비행 허용거리 규제 등을 예로 들면서 "여전히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덩어리 규제들이 많다"며 "경제활성화를 위해 규제개혁 속도도 더욱 높여가야 하겠다. 각 수석들은 파급효과가 큰 핵심 덩어리 규제들을 적극 발굴해 속도감있게 개선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대응과 관련, "지금은 메르스 종식이 가장 시급한 일이지만 사태종식 후에는 감염병 대응체계를 확실히 혁신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며 "메르스 대응 과정에서 확인한 방역시스템을 철저하게 분석해 향후 다른 신종 감염병이 유입됐을 때 최적의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겠다"고 밝혔다.

한편, 박 대통령은 국회법 개정안 문제나 유 원내대표의 거취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이날 회의는 박 대통령이 지난 25일 국무회의에서 거부권 행사와 함께 국정에 비협조적인 여당과 유 원내대표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하면서 강한 '불신임'을 드러낸 이후 나흘 만에 직접적으로 공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자리였다.

더구나 유 원내대표가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당일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재신임을 받은 뒤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의 계속된 '사퇴 공세'에도 이른바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날 박 대통령의 수석비서관회의 발언은 더욱 주목됐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유 원내대표에 대한 언급 대신 발언 시간 대부분을 메르스 사태와 경제활성화에 할애했다.

일각에서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게 유 원내대표 거취에 대한 결단을 내리라고 '무언의 압박'을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또한 박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최대 현안인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문제를 비롯해 내수 침체 극복 및 경기 회복 방안,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맞춤형 급여체제로의 개편, 곧 개막하는 광주유니버시아드 등에 대해 당부와 주문을 쏟아내 '정쟁'보다는 '민생'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도 보인다.

[신아일보] 전민준 기자 mjje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