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공기업 비정규직 30% 돌파… '고용의 질' 악화
30대 공기업 비정규직 30% 돌파… '고용의 질' 악화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5.06.2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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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여파… 정규직의 5배 늘어 4년새 5000명 증가
▲ 지난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 행진'에서 참가자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국가인권위원회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기업 구조조정의 여파로 30대 공기업 비정규직 직원 비중이 30%를 넘어섰다.

30대 공기업의 비정규직 직원은 최근 4년 새 5000명 가까이 급증했으며, 같은 기간 정규직 보다 무려 5배나 많이 늘어났다.

28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2010~2014년 국내 30개 시장형·준시장형 공기업의 고용 형태를 분석한 결과, 비정규직은 3만9898명에서 4만4837명으로 4939명(12.4%) 급증힌 반면 정규직 직원은 9만7513명에서 9만8659명으로 1146명(1.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전체 직원에서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0년 29.0%에서 지난해는 31.2%로 4년 새 2.2%포인트나 높아졌다.

비정규직은 무기계약직, 일반 계약직, 소속 외 직원을 포함했다.

이같은 결과는 공기업 구조조정의 결과가 비정규직 증가로 이어져 고용의 질을 악화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비정규직 비중이 증가한 곳은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20곳에 달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지난해 정규직 직원은 6113명으로 2010년보다 508명(7.7%) 감소했으나 비정규직은 2065명으로 876명(73.7%)이나 급증했다.

비정규직 비중이 15.2%에서 25.3%로 10.1%포인트 상승하며 30대 공기업 중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한국관광공사는 4년 새 정규직 직원이 13명(2.1%) 늘었지만 비정규직은 그 10배인 135명이나 늘어났다.

한국관광공사의 비정규직 비중도 4년 새 32.4%에서 40.8%로 8.4%포인트나 높아졌다.

이어 한국수력원자력(4.8%포인트), 한국가스공사(4.5%포인트),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4.3%포인트), 한국조폐공사(3.9%포인트), 한국중부발전(3.8%포인트), 한국동서발전(3.5%포인트), 부산항만공사(3.4%포인트), 한국철도공사(3.3%포인트), 한국지역난방공사(3.3%포인트), 한국공항공사(1.9%포인트), 한국감정원(1.8%포인트), 한국서부발전(1.2%포인트), 한국남부발전(0.6%포인트), 한국석유공사(0.5%포인트)의 비정규직 비중이 일제히 늘었다.

전체 직원 가운데 비정규직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한국마사회로 무려 91%에 달했는데, 전체 직원 9360명 중 정규직은 852명 밖에 안 됐다.

반면 대한주택보증은 전체 409명의 직원 중 비정규직이 14명으로, 비중이 3.4%에 불과했다. 해양환경관리공단(7.3%)도 비정규직 비중이 10%가 채 안돼 다른 공기업과 대조를 이뤘다.

비정규직보다 정규직을 더 늘려 비정규직 비중을 낮춘 공기업은 10개사였다. 여수광양항만공사(12.4%), 대한주택보증(10.4%), 해양환경관리공단(10.4%) 등은 정규직 비중을 10%포인트 이상 늘렸다.

이밖에 인천항만공사(4.6%포인트), 한국광물자원공사(3.7%포인트), 인천국제항공사(1.5%포인트), 한국도로공사(1.3%포인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1.2%포인트), 한국전력공사(0.9%포인트), 한국마사회(0.2%포인트) 등도 비정규직 비중을 소폭 낮췄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